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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조헌주 지음 '할테면 최고가 되라..' 출간

조훈현은 자신의 스승인 세고에 겐사쿠에게 배운대로 월 1~ 2회 정도 대국을 복기하는 방식으로 가르쳤지만 상당한 목돈을 수업료로 지불한 이창호의 집안에서는 지도대국을 해주지 않는다고 알게모르게 불만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부인 정미화씨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이창호는 귀염만 받고 자란 까닭에 목욕은 물론 머리감는 것조차 혼자 못하는 게으름뱅이였다.현직 조헌주씨가 쓴 「바둑신화 이창호 스토리-할테면 최고가 되라」는 이처럼 이창호의 바둑세계는 물론 은밀한 뒷얘기까지 더듬어본 최초의 책이다. 16세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바둑 챔피언에 올라 1인자 자리를 8년째 지키고 있는 이창호9단. 그가 「안개 덮인 태산」, 「사람의 모습을 한 바둑의 신」, 「바둑의 귀재」, 「신산」, 「돌부처」 등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천의 글」에서 김인9단은 천부적인 자질과 타고난 침착성을 꼽지만 지은이는 여기에 밤새도록 공부하는 이창호의 진지함과 노력을 추가한다. 이를 위해 특유의 현장성을 무기로 평범하지만 고집센 아이 이창호가 남몰래 눈물을 흘리면서 탄탄한 기본기를 쌓아나가는 과정을 꼼꼼하게 추적한다. 할아버지를 따라 기원에 갔다가 어깨너머로 배운 바둑, 수많은 프로기사를 길러낸 전영선 사범과의 만남,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스승에게서 국수위를 따낼 때까지의 사연 등 한 인간이 정상에 서기까지 역정과 에피소드를 들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지은이는 한국 바둑계를 이끌어갈 기둥감으로 「섬에서 온 어린 사자」 이세돌2단, 「반상의 진드기」 안조영5단, 「당돌한 바둑명가의 후예」 이성재5단, 「반상의 흑기사」 김승준6단, 「끼 넘치는 바둑세계」 목진석4단 등 5인의 젊은 기사를 꼽는다. 신예들의 꿈과 좌절, 고민 등이 읽는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밖에 3장의 스틸 사진을 통해 한·중·일 바둑 3국의 지형도를 그려본다. 바둑을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꼬마 조치훈과 린하이펑의 대국을 통해 약자의 설움을 들려주기도 하고, 30년 뒤 소년 이창호와 린하이펑의 대국, 99년 춘란배 우승컵을 놓고 한국인끼리 벌인 조훈현과 이창호의 결승 대결 등을 통해 한국 바둑의 성장기를 자랑스레 얘기한다. 현재 지은이 조씨는 동아일보 국제부 . 문화부 시절에는 바둑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기력은 아마5단.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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