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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꿀단지' 재형저축 투자 총정리
비과세 혜택 크지만 7년간 돈 묶여… 장기계획 짜서 가입해야■ 재형저축 6일 출시… 투자 가이드금리 4%대 초반… 3년 이후엔 변동금리 적용+α수익 원하면 재형 예금·펀드 분산투자를
박해욱기자 spooky@sed.co.kr
'완전 비과세 재형저축 18년 만에 부활'
은행 점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래카드다. 재형예금 판매를 앞두고 은행은 거래기업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과열 양상도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도 은행에 뒤질세라 다양한 상품의 재형펀드를 준비하고 경쟁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3월 금융계에 '재형저축'이 뜨거운 이슈인 셈이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자금유치보다는 재형 예금이나 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이 장기고객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금융계에 매력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형저축, 투자 매력 있을까=1976년 처음 도입된 재형저축은 재원부족을 이유로 1995년 폐지되기 전까지 서민의 재테크 수단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금리 수준이 놀라웠다. 1980년대 말까지는 연이율이 15% 내외를 기록했는데 첫 출시 때만 해도 5년 만기에 연이율 30%를 웃돌았다. 주식 같은 리스크감수형 상품도 아닌 일개 저축상품이 '꿈의 이율'을 보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기준금리 자체가 높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가 높은 금리를 예산으로 보전해줬기에 가능했다.
재형저축이 돌아왔다. 6일 대다수 시중은행은 일제히 재형저축 상품을 출시한다. 재형저축의 등장은 상품을 만든 금융회사나 마땅한 재테크 수단이 없어 고민하던 투자자 모두에게 최대 관심사로 등장했다. 최근 연 3%를 넘는 정기예금이나 적금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재형저축의 출현은 서민에게 반가운 재테크 수단이다. 시중은행은 4%대 초반 금리로 재형저축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 3년간 4%대 금리가 유지되고 이후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자금이 7년이나 묶인다는 점 등에서 과연 4% 초반 금리가 매력적인가를 두고 의견은 분분하다. 장기 상품인 데 비해 금리 수준이 크게 높지 않다는 점에서 반향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하지만 15.4%의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4%대 중반의 이자 효과가 나타나 절세 상품으로는 괜찮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재형저축 지급준비율을 0%로 설정하면서 금리가 0.1%포인트 수준 상승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영아 기업은행 PB팀 과장은 "재형저축은 은행 입장에서는 많이 팔릴수록 손실이 커지는 대표적인 역마진 상품"이라며 "이 말은 가입자격이 되는 투자자라면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가입기간 최소 7년…"자금계획 짜서 가입해야"=재형저축은 서민특화 상품인 만큼 가입에 제한을 뒀다. 총 급여액이 연간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이 3,500만원 이하인 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다. 주부나 학생 등 일정 소득이 없거나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는 일용직 노동자, 전년도 소득이 없는 신입사원은 당연히 가입불가다. 분기별로 1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여러 금융기관에 복수 계좌를 만들 수 있지만 총 납입금액은 300만원으로 제한된다. 7년 이상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3년까지 만기 연장이 가능해 총 10년간 유지할 수 있다. 이자는 만기 일시 지급 형식이며 만기 후 이자는 일반 과세된다. 이에 따라 분기 최대 300만원을 10년간 납입(연 4% 이자 가정)했을 때 원금 1억2,000만원에 2,400만원의 이자가 예상된다. 이자소득세가 붙지 않아 400만여원의 세금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재형저축이 비과세와 금리 메리트는 있지만 가입기간이 최소 7년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한번 가입하면 7년간 자금이 묶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초기에 가입하기보다는 자신의 부채상환 능력, 현금흐름, 목표 노후자금 규모, 가입한 절세상품 종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입 시기를 늦출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재형저축은 장기목적자금 마련에 유용한 상품인 만큼 ▦주택마련자금 ▦주택대출상환자금 ▦자녀대학(유학) 자금 등 중장기 자금마련 용도로 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재형저축 상품에 투자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저축기간과 중도해지 사항"이라며 "7년 만기가 지나고 연장 기간 중 해지할 경우 연장한 기간뿐만 아니라 기존에 투자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감면세액을 추징당하기 때문에 만기 연장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형예금ㆍ재형펀드 등 분산하는 것도 방법=전문가들은 재형저축의 경우 절대 수익률을 높인다기보다 안정적인 목돈 마련에 유용한 상품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은 투자자라면 재형저축 중에서도 펀드상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재형저축은 출시기관에 따라 재형저축예금과 재형저축보험ㆍ재형저축펀드로 구분된다. 저축성보험을 이미 상품 라인업에 두고 있어 재형저축 출시에 소극적인 보험사를 제외하면 투자자는 예금과 펀드가 대상이다. 다소간의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는 투자자라면 재형펀드가 보다 유망하지만 재형예금과 재형펀드를 분산하는 것도 방법이다.
재형펀드의 등장으로 해외 펀드나 채권형 펀드도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현행 세법상 채권과 해외 주식 투자수익은 모두 과세 대상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그동안 유망한 채권이나 해외 주식 대상이 있어도 가입에 신중했다. 하지만 재형펀드를 활용하면 과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재형펀드 상품 중 절반 이상이 채권형 또는 채권혼합형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해 해외 채권형 펀드와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3.46%, 5.59%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재형펀드의 기대수익률은 5~10%로 전망된다. 다만 재형펀드의 경우 재형저축과 달리 원금손실 위험이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중도해지시에는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환매수수료를 별도로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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