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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서울경제 광고대상] "희망으로 함께"… 지친 국민에 따뜻한 사랑·응원 메시지

2014 서울경제 광고대상 심사를 위해 이기복 홍익대 명예교수(오른쪽부터), 조병량 한양대 명예교수(심사위원장) 등 심사위원들이 후보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가장 다사다난했던 해.

올봄 세월호 사태를 기점으로 국내 광고 시장은 내내 한 겨울이었다. 세월호 사태는 불경기로 닫힌 소비 심리를 더욱 꽁꽁 얼어 붙게 만들어 경기 침체가 지속됐고, 올 한 해 광고 시장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연초 광고 시장은 4년에 한번 찾아오는 올림픽·월드컵·아시안게임이 겹친 덕분에 광고 특수 핑크빛 전망이 나왔다. 그런 만큼 세월호 사태가 가져온 여파는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업들은 모든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전면 중단했고, 국민들은 지갑과 마음을 완전히 닫았다. 이는 곧 내수 경기 둔화와 경기 침체를 가져왔고 여전히 그 여진은 남아 있다.

이처럼 어려운 와중에 올해 기업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된 국민에게 따뜻한 응원과 희망,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공감을 얻어내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면서 국민의 슬픔을 함께 극복해 나가려는 희망과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특히 국민의 미래 행복을 준비하는 전문가로서 일관된 모습으로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지원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그러면서도 소비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한 2014 서울경제 광고대상 수상작들에서는 팍팍한 환경에서 국민의 슬픔을 어루만지고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 가운데서도 기업의 핵심 가치인 혁신과 변화를 빼놓지 않아 기업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 돋보였다. 또 척박한 경제 여건과 냉랭한 사회 분위기 속에 국민적 열기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기업 광고로 대한민국을 하나 되는 에너지를 만든 점도 눈에 띄었다. 혁신, 융합, 상생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의 핵심 가치로 내세워 바람직한 기업가 정신을 적절히 표현했다.

브랜드대상을 차지한 삼성그룹의 '아시안게임 선전 기원 광고'는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응원 열기를 담은 광고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기존의 스포츠 이벤트 응원 광고와 달리 휴대폰 속 스케쥴러 안에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기간의 뜨거운 응원 열기를 표현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국민에게 스포츠 이벤트가 신선한 활력소가 되도록 했다.

기업PR대상에 선정된 SK텔레콤의 기업광고 캠페인 '성숙의 나무'편은 속도 중심의 변화 대신 본질에 집중해 올바른 방향의 변화를 소통함으로써 현대인이 진정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빠른'을 넘어 '바른'이라는 기업의 철학을 잘 전달했다는 평이다.

크리에이티브대상을 받은 SK이노베이션의 '혁신을 심습니다'편은 혁신의 뿌리에서 탄생한 창조경제 새싹의 이미지를 넣고 상생, 융합, 창의성, 희망 등을 표현하는 아이콘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대중들과 기업이 표출하고 싶은 '혁신'을 효율적으로 소통했다.

기업PR 최우수상에 뽑힌 KB금융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면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순간 따뜻하고 힘이 되는 금융그룹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두산그룹의 '사람이 미래다'캠페인 열두 번째 이야기 '창의적인 사람'편은 혁신의 핵심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패의 공포를 이겨낸 도전이라는 점을 강조해 미래를 고민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호평을 받았다.

침체된 상황 반영… 독특함보다 사회적책임·기업철학 소통 돋보여

■ 심사평

조병량 심사위원장·한양대 광고홍보학부 명예교수



광고는 단기효과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 기억에 오래도록 그리고 생생하게 기업과 브랜드의 존재감을 심어놓는 것이다. '광고주와 상품을 유명하게 만드는 모든 것이 광고'라는 새로운 정의도 그래서 나왔다. 그런 점에서 경제가 어렵다고 광고를 줄이거나 단기효과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은 스스로 존재감을 약화시키는 것과 같다.

올해도 경제는 어려웠고 사회는 혼란스러웠다. 세월호 침몰이라는 국가적 비극의 여파는 광고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온라인과 모바일, 각종 협찬이라는 형태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전통매체들의 광고시장은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올해 서울경제 광고대상의 심사대상 작품들 역시 이러한 사회 경제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과거에 흔히 볼 수 있었던 대형 시리즈광고나 기업PR광고가 현격하게 줄어들었고, 신문광고의 새로운 시도나 특별한 캠페인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브랜드대상의 삼성광고는 국가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맞이해 온 국민과 함께 선수단을 응원하고자 하는 아시안 게임 후원 메시지를 상품과 연결하여 전달하는 효과가 있었다. 기업PR대상의 SK텔레콤 '성숙의 나무'편 광고는 '성장에서 성숙으로' '혼자에서 함께로' '빠른 변화에서 바른 변화'로 라는 시대적, 사회적 가치를 앞장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고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기업이 사회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고, 고객과 어떤 가치를 공유해야 하는지, 그것이 얼마나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기업과 관련성이 있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본보기 광고였다. 크리에이티브대상의 SK이노베이션 광고 역시 혁신이라는 시대적 가치와 키워드를 간결하게 압축해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기업의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철학과 전략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올해 서울경제 광고인대상에는 롯데백화점의 이완신 상무가 선정되었다. 수상자는 롯데백화점의 마케팅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유통분야 마케팅 전문가로서 실무에서의 경험과 학구적 자세로 많은 광고인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광고주대상의 한국투자증권은 꾸준하고 일관성 있는 광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PR부문 최우수상의 두산그룹 광고는 6년간 열두 번째 이야기로 기업의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됐다.

각 업종별 최우수상 수상작의 특징을 살펴보면 적극적이고 꾸준한 광고활동으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는 작품(KB금융그룹, 신한금융투자), 상품의 차별화된 강점을 광고로 잘 전달하고 있는 작품(LG전자, SK브로드밴드, 코웨이, 신한카드, The-K예다함상조, 더존비즈온, 대림산업)등이 있다.

광고는 기업이 상품 메시지뿐만 아니라 자신의 철학과 가치와 영혼을 압축적 메시지로 전달하고 소통하는 가장 값진 투자활동이다. 광고의 힘과 사회적 가치는 단기적 상품 판매촉진이나 이벤트 효과를 크게 넘어서는 장기적이고 철학적인 차원에 속한다. 그런 점에서 기업은 광고를 단기적 상품판매 촉진이라는 전술적 차원을 넘어 장기적으로 기업의 존재가치를 만들고 알리는 본질적 투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수상기업과 수상자 모든 분께 축하와 격려를 보내며 내년에는 더 좋은 광고로 기업과 언론이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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