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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먹고 알 먹고/송문수 A&C코오롱<주>대표(기업인 문화칼럼)

벌써부터 각종 단체와 모임의 총무들은 송년회 준비에 바쁘다고 한다. 날짜 잡으랴, 장소 예약하랴 부산할 것이다. 필자의 작년 수첩을 열어보니 중학교, 고등학교, 단과대학, 학과, ROTC 동기회, 협회, 회사 간부, 친한 친구 모임 등 수없이 많은 연말 모임 일정들이 가득히 적혀 있다. 이중에서 대여섯개의 모임에 겨우 참석했겠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아는 사람 만나 몇 마디 얘기 나누고 음식 먹고 술 한두 잔 하고 씩씩한 친구의 노래 몇 곡 들은게 전부인 것 같다. 모임 회장의 덕담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고 작년 모임인지 재작년 모임인지 헷갈리기도 한다.어느 신문의 사설을 보니까 세계 각국은 지금 21세기를 맞이하는 문화전략 수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며 우리나라도 문화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2000년 문화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최근 많은 문화행사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이 아직 우리 시민사회에 녹아들지 못하고 행사 자체로 끝나고 마는 게 현실인데 그 원인이 정부와 기업이 문화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어떻게 하는 것이 문화전략에 걸맞는 것일까. 필자는 지금 송년회 준비에 골똘해 있는 총무들에게 기억에도 남을 수 있고 조금은 색다르면서 경비도 그리 많이 들지 않는 모임을 권하고 싶다. 지금 우리 주위에서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각종 전시회와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점심모임이라면 전시회를, 저녁모임이라면 공연행사를 택하면 어떨까. 그림도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그 후에는 점심식사를 할 수도 있다. 공연을 감상하고 부근의 생맥주집에서 간단히 한 잔 할 수도 있고 공연 한두시간 전에 만나 식사와 환담을 즐기고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다. 모임이 좀 크고 예산이 허락한다면 공연장 로비에서 서서 먹는 저녁 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 단체로 구입한다면 입장권도 싸게 구할 수 있다. 연말이면 누구나 최소한 서너 군데의 송년회에 나갈 것이다. 모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선구자적인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이번 송년회는 뭔가 색다르고 기억에 오래 남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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