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사진)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 임원 전원이 이달부터 급여의 최대 30%를 자율적으로 반납하기로 했다. 포스코 임원들이 급여를 스스로 반납하는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5년 만이다.
19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오준 회장은 18일 열린 사내 임원회의에서 "회사가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해 소기의 성과와 수익성을 구현할 때까지 기본급 30%를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새 비전으로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를 정했는데, 위대한 포스코는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포스코를 말한다"며 "양보다는 질, 매출액보다는 이익을 많이 내 더 많은 회사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임원들이 수익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급여 반납의 이유를 설명했다.
임원들도 권 회장의 뜻에 동참했다. 윤동준 부사장(경영인프라본부장)은 권 회장의 의사를 듣고 임원들에게 "회사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조기에 극복하고 위대한 포스코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에서 임원들도 자율적으로 급여반납에 동참하는 것이 어떻겠냐" 제안했다.
이같은 제안에 따라 포스코 임원들은 의견을 수렴해 임원 전원이 자율적으로 급여 반납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규모는 개인마다 10%에서 25%까지 스스로 정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고, 회사 수익성이 좋아지면 반납을 중단할 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임원들이 급여 일부를 반납하는 것은 2009년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5년 만이다. 포스코는 미국발 전 세계적인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상무 이상 임원 49명이 1년 남짓 급여의 10%를 회사측에 반납했다.
당시에는 다른 대기업들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급여 반납운동을 벌였고, 포스코도 동참하는 차원에서 함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포스코 스스로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 당시와는 그 의미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포스코의 결정에 따라 계열사 임원들의 급여 반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계열사 임원은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그룹 차원의 위기극복에 동참 위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권 회장은 취임 전부터 포스코의 위기 극복과 수익성 강화를 강조하며 조직을 슬림화하고 임원을 감축했다. 기존에 6개 부문의 조직을 4개 본부로 줄였고 보직 임원을 68명에서 52명으로,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은 절반 이하로 축소했다.
취임 이후에는 특히 본업인 철강을 중심으로 기술과 마케팅을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철강본원 경쟁력 강화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 △사업구조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 △조직 및 경영문화 쇄신 등 4대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권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전임 회장 시절 추진된 각종 신사업에 대해 사업 경쟁력, 수익성 여부를 판단해 과감히 정리하고,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무구조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취임 초부터 포스코의 부활을 위해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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