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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양산업으로 홀대 받아왔던 신발 및 의류산업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들 산업은 지난 1980년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돼왔으나 인건비 상승 등으로 해외로 생산거점이 옮겨지면서 산업공동화가 심각한 산업으로 우려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스포츠 및 아웃도어용 신발·의류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보기술(IT), 신소재 등 최첨단 기술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재편을 모색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한국표준산업분류(KSIC) 기준에 따라 신발산업은 신발 및 신발부분품 제조업으로 구분되며 의류산업은 봉제의복 제조업, 모피 가공 및 모피제품 제조업, 편조의복 제조업, 의복 액세서리 제조업 등으로 분류된다.의류 및 신발산업의 특징을 살펴보면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융합형 고부가가치형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에 기반을 둔 연구개발(R&D)센터와 산업 클러스터 등이 고부가가치 융복합형 기능성 부품 및 소재 개발을 위해 부품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중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생산거점에 부품을 공급, 최종재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아울러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에 좌우되는 유행에 민감한 산업이고 디자인과 브랜드 가치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이미지 기반 산업이다.
신발 및 의류산업은 1970~1980년대 수출의 효자산업으로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으나 제조업 생산거점이 중국 등으로 이전하면서 1990년대 말부터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상태다. 그러던 신발 및 의류산업이 2005년을 기점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산업통계분석(ISTANS)에 따르면 신발산업은 1992~2005년 연평균 6.0%씩 감소에서 2006~2011년 5.8% 증가로 빠르게 돌아서고 있다. 의류산업도 동 기준 연평균 4.4% 증가에서 연평균 7.4% 증가로 회복되고 있다.
의류 및 신발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산업공동화 심화로 신발 및 의류산업에서 창출되는 고용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현재 신발 및 의류산업에 고용된 인원은 각각 1만2,000명, 7만5,000명으로 2000년보다 감소했다. 전체 제조업 고용 비중으로 볼 때 각각 0.46%, 2.82%에 불과한 수준이다. 더욱이 기업 수도 생산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해외이전이 늘면서 줄어들고 있다.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해외투자에 성공해 현지화를 이룬 소재부품 관련 유망 중소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U턴 기업들에는 해외에서 습득한 기술 노하우를 국내 산업에 환원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한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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