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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동차」 근본책을(사설)
입력1997-04-05 00:00:00
수정
1997.04.05 00:00:00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올들어 두달간의 내수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26.7%가 줄었다. 성수기인 3월에도 10% 감소됐다.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다. 3월말 현재 내수 재고량은 18만대를 넘어섰다. 한달전에 비해 2배가 늘어난 것이다.
수출도 한계에 부딪쳤다. 밀어내기식 출고에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생산을 해도 쌓아둘 곳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가 끝내 조업단축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다른 업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곤경을 겪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자동차 수요억제정책의 철회와 세제지원 등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의 건의는 현재 경제상황이나 국제적환경 규제 강화추세 등 기본 정책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요즘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소비를 절약하고 수입을 억제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이 국가적 과제인 것이다. 따라서 업계의 요구는 순리에 맞지않고 무리가 없지 않다.
그렇지만 자동차가 우리의 주력산업이고 파급영향이 크기 때문에 나몰라라 할 수는 없다.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총생산의 10%, 세수총액의 16%를 담당하고 있다. 취업인구 8%를 고용하고 수출도 연간 1백억달러 이상을 한다.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우리 경제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에 방치할 수는 없다.
문제는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증대에서 근본적인 해답을 찾아야 한다. 내수시장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불황이 지속됐으면 됐지 쉽게 활황으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사실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이미 예고되었던 것이나 다름없다. 시설 규모는 팽창했으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신규진입에 무분별한 증설이 과당경쟁을 불러왔다. 공급과잉은 불을 보듯 뻔했다.
고비용 구조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고 엔저의 영향으로 해외시장에서도 밀리게 된 것이다.
오히려 외국 자동차에 국내시장까지 급속히 잠식당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제2의 도약을 위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때다.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의 업계가 침체에서 활로를 찾은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발전의 길은 국내시장에 있지 않다. 반짝 회복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경쟁상대도 국내 업체가 아니라 외국의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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