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치료제 고나도핀 수출이 정상궤도에 올라서면서 내년에는 올해 매출목표 50억원의 두 배인 100억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제넥신 본사에서 만난 성영철(사진) 대표는 "지금까지는 기술이전에 집중하다 보니 분기별 실적이 불규칙적이었지만 최근 본격적인 제품매출이 발생하면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오는 2015년까지 생산시설을 확보해 매출액 1,000억원 시대를 여는 '바이오산업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넥신은 지난 1999년 포스텍 실험실에서 출발해 2009년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신약개발 전문기업이다. 한국거래소로부터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신성장기업부에 소속된 제넥신은 항체융합기술 등 원천기술을 중심으로 국내 8개 제약회사와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2006년 녹십자와 빈혈치료제 기술이전∙공동개발을 시작으로 한독약품∙보령제약∙일동제약 등 국내 유수 제약사들과 혈우병∙항암보조∙당뇨병 등 각종 치료제 기술이전을 해왔다. 올해는 동아제약과 불임치료제 고나도핀 공동개발 판매계약을 통해 브라질 수출을 시작했고 내년에는 수출국을 더욱 늘려 매출기반을 '기술이전'에서 '제품판매'로 넓힐 계획이다. 성 대표는 "제넥신만의 독보적인 원천기술인 항체융합기술을 활용하면 하루 한 번 맞을 주사를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 맞아도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며 "국내외 제약사들로부터 이 같은 제넥신의 기술력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넥신은 국내 8개 제약사와 이미 기술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제넥신이 직접 사업화하거나 생산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 남아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성 대표는 "지금까지 제넥신의 기술이전은 대부분 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며 "같은 약이라도 아직 유럽과 미주 지역의 글로벌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는 아직 제넥신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추가적인 기술이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제넥신은 해외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사업 진행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 초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넥신은 지난달 14일 판교테크노밸리에 새 둥지를 틀면서 그동안 서울과 포항 등으로 분산된 회사 조직을 하나로 합쳤다. 성 대표는 "경영지원과 사업개발, 연구소 세 축을 모아 업무효율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50억원 이상을 들여 글로벌 기준에 맞게 모든 시설을 만든 만큼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높은 기술력과 탄탄한 인적∙물적 자원을 갖춘 제넥신의 위상은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올해 9월 말 제넥신은 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증자를 결정했다. 성 대표는 "바이오 기업들이 보통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달리 제넥신은 할인율 5%의 3자 배정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더 유리한 CB나 BW가 아닌 유상증자를 택한 건 그만큼 제넥신에 대한 투자의지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확실한 비전을 바탕으로 투자유치를 포함한 경영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기존 주주가치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이 같은 방식으로 회사를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