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인하 기대감에 대해 "가능성은 항상 열어놓는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는 그달 그달에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6개월 후 영향을 염두에 두고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이날 기준금리 동결이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통위에서도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지지부진한 경제성장과 원∙달러 환율의 1,060원대 붕괴에 따른 우려감이 지적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은 스스로도 올해 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을 2.8%로 내리며 하방 위험이 우세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1%대까지 떨어졌고 연평균 2.5%로 전망되는 점까지 감안하면 물가 불안을 우려하지 않고 금리를 내릴 수 있는 기회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대응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장 가파른 절상 속도를 보이고 있다. 금리가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더라도 '비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수출 기업들의 무더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보다 공격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3월까지 금리인하가 없으면 한은이 실기했다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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