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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맨이 들려주는 글로벌 스토리] <26> 크로아티아 투자 주의할 점은

관료주의 심하고 인건비·세금 비싸

해고 어려워 직원채용 때 신중해야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덕에 요새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여행 안내서 중에서 크로아티아가 단연 1위라고 합니다. 최근 자그레브 무역관에도 부쩍 민박집이나 여행사, 식당 개업과 관련된 문의가 많아졌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의 남·동유럽 진출이 드물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투자는 잠깐 왔다 가는 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꼭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우선 크로아티아는 사회주의 체제를 거쳐 자본주의를 도입한 체제전환국입니다. 의료보험·연금 등 사회적 재정 지출이 많아 세금도 비쌉니다. 부가세만 해도 25%, 종업원들 사회보장까지 챙기다 보면 이래저래 인건비가 비싸집니다. 또 관료주의가 심해 우리나라보다 일의 진척이 늦습니다.

사람을 고용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한번 고용하면 해고하기 어렵습니다. 정당한 사유로 해고해도 고소당할 수 있고 기나긴 재판 끝의 판결이 고용주에게 불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예 고용을 하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한국인 직원 1명당 현지인 3명을 고용하게 돼 있는 법규 때문입니다.

관광자원이 해변에 집중돼 있어 여름 한철 장사로 1년을 버텨야 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또 체제전환 후 내전 등을 거치면서 부동산 소유권이 불투명한 경우가 있습니다. 한 필지의 부동산에 복수의 소유자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거래해야 합니다. 크로아티아에는 우리나라 유학생 등 한국인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현지 사정을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워야 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최근 크로아티아 투자유치청장을 만났습니다. 한국에서의 관광 분야 투자유치 로드쇼 개최를 제안했더니 좋은 생각이라며 무릎을 칩니다. 크로아티아 정부 차원에서도 한국 기업을 어떻게 유치할지가 화두로 떠오르는 것입니다. 유럽에 속해 있지만 동양적 사고방식을 갖춘 크로아티아인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해봐야 하겠습니다.

/한정희 자그레브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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