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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39돌/인터넷주택] 주거-업무복합 탈바꿈
입력1999-07-30 00:00:00
수정
1999.07.30 00:00:00
정두환 기자
하지만 채 30년이 지나지 않아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우리는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오른 마천루 숲에서 먹고 자고 일하고 잠자고 있다. 산업사회의 급격한 흐름속에 주거문화도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를 겪어온 셈이다.그러면 다가올 21세기의 주거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기술의 발달로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 사회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주거문화에도 급격한 변화가 밀려올 것은 이미 예견된 일. 급격한 정보화의 흐름속에 주거문화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생활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욕구가 스스로 사고하고 기능하는 스마트하우스(SMART HOUSE)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첨단화·정보화만으로 미래의 주거문화를 단정적으로 규정하기만은 어렵다. 도시의 복잡하고 답답한 생활에서 벗어나 보다 쾌적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도 이에 비례해 늘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축업계의 흐름과 예측을 통해 미래 주거문화를 미리 살펴본다.
◇첨단·정보화된 주거공간=주택공급이 확대되면서 90년대 들어 우리 주거문화에는 기존의 획일적인 아파트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다양하고 개성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을뿐 아니라 인간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주택에 대한 욕구가 늘고 있다.
최근 주택업계가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이른바 「사이버(CYBER)」주택 바람이 대표적인 예다. 단순한 거주기능에서 벗어나 보다 편리한 삶을 가능케 하는 인텔리전트 주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미래의 첨단주택들은 집안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움직임도 리모컨이나 음성인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동화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집안의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감지해 가장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준다. 일의 특성에 맞게 조명의 밝기가 자동으로 조절되고 창문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TV를 보고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초고속 화상통신망을 이용, 백화점이나 관공서에 가지 않고도 원하는 물건을 사고 서류를 떼기도 한다. 심지어 원격진단치료시스템을 이용해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고 병을 치료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통신과 컴퓨터기술 발달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주택은 다양한 업무기능까지 갖춘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집이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는 셈이다.
소규모주거공간도 확산될 전망이다. 핵가족화의 확산으로 실용성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이는 주거문화에서도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형태로 표현된다는 분석이다. 심지어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과 기능을 갖춘 초미니 주택인 캡슐주택까지 등장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웃과의 관계가 밀접해진다=컴퓨터기술과 통신망의 발달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기존 주택의 중심가치였던 교통문제가 미래에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이웃사람들과의 교류가 빈번해 지면서 「이웃에 어떤 사람들이 사느냐」가 주택선택의 중요한 고려대상이 되고 있다. 주택도 중산층 주거단지, 연예인이 모여사는 마을 등 특성에 맞게 차별화되는 추세다.
「레지덴셜 하우스(RESIDENTIAL HOUSE)」는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는 미래 주거 개념이다. 첨단기술의 발달로 멀어지는 이웃과 보다 가깝게 지내려는 취지로 생각해낸 주택개념이 바로 레지덴셜하우스다. 10~20가구의 주택을 한 단위로 묶어 종합적인 컴퓨터관리시스템을 도입, 전력·냉난방·방범·출입통제를 처리해 쾌적한 주거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특히 같은 단지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끼리 지속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이 개발, 제공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동호인주택이 레지덴셜하우스의 초보적인 수준인 셈이다.
◇환경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다=미래의 주거문화를 첨단화·정보화 만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단적인 예가 이탈리아계 미국인 건축가 파울로 솔레리가 지난 70년 세운 「아코산티(ARCOSANTI)」다. 아코산티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북쪽 110㎞의 사막지대에 지은 실험적 인공도시다. 이 도시는 인구 7,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시설을 세운다는 목표 아래 건물을 지어나가고 있다. 아코산티의 특징은 효율적인 내부설계로 도시의 편리함을 높이면서도 환경을 보존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 냉난방 조명 등 주요 에너지원은 태영열, 식탁에는 온실에서 재배한 무공해 채소가 올라온다. 주택과 공공건축물은 동·서양의 건축양식을 혼합해 획일화된 현대 건축양식에서의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 주거문화에도 이미 아코산티와 같은 흐름은 이미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아직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친환경적인 주거여건을 갖춘 전원주택이 퇴직자나 중상류층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주택공사 주택연구소의 임서환(林瑞煥)박사는 『궁극적으로 미래의 주거문화는 근대이후 파괴됐던 「삶의 중심」으로서의 기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으로 나타날것』이라고 말했다.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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