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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직원이 보이스피싱 범죄자를 현장에서 붙잡아 경찰에 넘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문정민(사진) SK증권(001510) WM지원팀 차장은 지난 15일 오후12시30분께 보이스피싱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포통장을 모니터링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대포통장으로 추정되는 SK증권 계좌에서 100만원씩 지속적으로 돈이 출금되고 있었던 것. 돈이 빠져나간 곳은 SK증권 여의도 사옥과 가까운 A은행 여의도지점이었다.
문 차장은 즉시 해당 계좌에 지급정지조치를 한 후 A은행 여의도지점으로 직원 2명과 함께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하자 20대 중반의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포착됐다. 이 남성은 자동현금인출기(ATM)에서 돈을 빼 가방에 넣으려는 찰나였다. 문 차장 일행이 접근하자 이 남성은 낌새를 차리고 도주를 시도했다. 문 차장과 직원들은 그를 둘러싸고 몸싸움 끝에 붙잡아 영등포경찰서에 인도했다.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 남성은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역할을 맡아 다수의 증권사 대포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 차장은 보이스피싱 금융사기 범죄자를 붙잡은 공로로 이날 영등포경찰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문 차장은 "의심되는 계좌를 발견하고 어떻게든 범죄가 성공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동료들과 함께 현장으로 뛰어갔다"며 "두려움도 있었지만 증권회사 직원으로서 우리 회사 계좌가 금융사기에 이용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범인을 붙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재 담당하고 있는 금융사기 예방 차원의 의심계좌 모니터링 업무를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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