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낙폭과대주 가운데 건설주는 오르고 조선주는 여전히 내리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부동산경기가 바닥을 보일 기미인데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올해 기저효과를 누릴 수 있는 건설업종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은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더뎌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어닝쇼크와 최근 유상증자로 주가가 추락했던 GS건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3.89%(1,350원) 오른 3만6,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GS건설은 이번주에만 20% 가까이 상승했다. 대우건설(5.05%)과 현대건설(1.55%), 대림산업(1.98%), 삼성물산(2.01%) 등 국내 대표 대형건설주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건설업종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54%(3.43포인트) 오른 138.34에 거래를 마치며 강세를 유지했다.
건설주의 상승과 달리 대표 조선주인 현대중공업(-0.91%)은 이날 21만7,500원으로 장을 마치며 3거래일째 뒷걸음질쳤다. 삼성중공업(-1.32%)도 이틀째 약세를 보였고 대우조선해양(-2.16%)도 내렸다. 현대미포조선(-2.98%)도 3거래일째 하락했다.
지난해 유독 많이 떨어진 건설주와 조선주가 증시에서 다른 주가 행보를 보이는 것은 업종 환경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 환경을 보면 1월 주택매매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9,000건으로 117% 이상 늘어났고 주택경기실사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며 부동산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 또 전날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컨소시엄 형태로 이라크에서 6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정유공장을 수주하며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도 키웠다.
박용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주택 바닥론에 더해 해외플랜트 수주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건설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며 "또 지난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건설주가 큰 폭의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에 올해 실적은 기저효과로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조선업종 쪽에서는 지난해 12월 2,300선까지 올랐던 발틱운임지수(BDI)가 최근 1,100선까지 떨어지며 전방 산업인 해운업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중국 구매자관리자지수(PMI)가 48.3으로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져 조선업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전과 같이 조선업황이 좋아지려면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원자재가격 상승, 물동량 증가로 인한 해운업 호황이 겹쳐져야 한다"며 "하지만 중국은 산업 구조조정을 거치고 있고 원자재가격도 안정돼 있어 조선업이 큰 폭의 수주증가를 보이지 않는 한 주가가 추세적 상승을 보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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