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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銀, 사우디서 돈맥 뚫었다

2억弗 채권 발행 성공… 亞 금융회사론 처음

수출입은행이 싱가포르의 세계적 국부펀드인 테마섹도 채권 발행에 실패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억달러 규모의 현지 채권 발행에 성공,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 지역에서의 외화 확보 교두보를 마련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금융회사 중 사우디 채권을 발행한 것은 수은이 처음이다. 수은은 사우디에서 5년 만기의 7억5,000만리얄(미화 2억달러) 규모의 현지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발행금리는 사이보(Saibor)에 1.70%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는 스와프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로 바꿀 경우 리보에 2.49%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미 달러화 공모채를 발행할 때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 기채의 스프레드(가산금리)는 2.5~3%포인트 수준이다. 사우디는 이자를 주고받는 것을 꺼리는 이슬람 문화에다 자국 자본시장이 교란될 것을 우려해 해외 금융기관에는 채권 발행 자격을 엄격히 제한해왔다. 실제 수은과 비슷한 시기에 리얄화 채권 발행을 추진했던 싱가포르 테마섹 등은 발행 자격을 얻지 못했다. 발행에 성공한 배경으로 김용환 수은행장 취임 후 적극적으로 추진돼온 중동 금융기관과 각종 교류사업이 꼽힌다. 수은은 올해 아랍에미리트(UAE) 등 3개 중동 국가 9개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사우디 인프라 건설에 기여한 실적을 바탕으로 6개월에 걸쳐 사우디 증권감독기관과 중앙은행을 설득한 끝에 아시아 기관 최초로 발행 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수은의 한 관계자는 "현지 금융 당국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설명회를 열었고 사우디 인프라 건설에 기여한 실적을 일일이 수치로 제시하는 등 무려 6개월에 걸친 설득 끝에 발행 자격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에서의 채권 발행 성공으로 수은은 올해 당초 목표였던 88억달러를 넘어 100억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 단일기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차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은은 사우디 외에 UAEㆍ카타르 등 중동 주요 산유국에서도 채권 발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지역 산유국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외화 조달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걸프만 산유국 6개국 중 바레인을 제외한 사우디ㆍUAEㆍ쿠웨이트ㆍ카타르ㆍ오만 등 5개국의 외환보유액은 5,000억달러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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