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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위축에 명퇴 등 「실직자」도 급증/건설인력 남아돈다
입력1997-06-23 00:00:00
수정
1997.06.23 00:00:00
◎인력시장 장사진… 절반넘게 “헛걸음”/일당도 94년 수준 하락건축 일용직 근로자 노임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2일 건설업계와 인력시장에 따르면 그동안 전반적인 임금상승에 편승, 동반 상승했던 일용 잡부의 노임이 크게 떨어지고 인력도 남아돌고 있다.
콘크리트 타설공의 경우 지난 3월까지만해도 하루 9만∼10만원은 줘야 구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7만원만 줘도 인부를 골라 쓸수 있으며 목공 노임은 14만원에서 11만∼13만원, 잡부 노임도 7만∼8만원에서 5만∼6만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1개월이상 장기 계약의 경우는 이보다 30%이상 더 싸게 구할 수 있다.
이처럼 건설 막노동자 임금이 떨어지는 것은 대규모 아파트 건설현장이 줄고 다가구, 소형상가 신축이 크게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움츠러들어 근로자가 남아도는데다 제조업체 도산, 조기퇴직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 따라서 지난 94년 하반기부터 건축경기 활황으로 꾸준히 올랐던 일용직 근로자 노임은 지난해말부터 동결되다시피하다가 최근에는 94년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가구주택 공사 현장에서 6명의 미장인부를 데리고 일하는 작업반장 유경희씨는 『지난 3월에는 일당 12만원을 주고도 인부 구하기가 어려웠으나 최근에는 8만∼10만원만 줘도 인부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 현장 잡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울 종로, 성남 복정동·수진리 인력시장은 새벽마다 5백∼6백여명의 인부들이 찾아와 장사진을 이루지만 이중 3백∼4백여명은 일감을 구하지 못해 방황하다 되돌아가는 형편이다. 또 일자리를 찾은 사람도 1개월이상 장기 계약은 거의 없고 2∼3일 또는 1주일이내 단기 계약이 대부분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광명인력 김철호씨는 『건설경기 침체로 일감은 줄어든 대신 제조업체 조기퇴직자들이 늘어나 인력이 남아돌고 있다』며 『최근들어 인력소개소를 찾는 사람중에는 대기업에 근무하던 회사원이나 중소규모 개인사업을 하던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논현동 광명인력시장에 들른 잡부 김성춘씨(40)는 『올해는 일을 나간 것이 한 달 평균 일주일 정도밖에 안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일거리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 가을철만해도 하루 8만원씩 받던 노임이 최근 5만5천원으로 떨어졌다』며 『외국인 근로자가 들어오면 그나마 일감이 더 떨어질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인력업체는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일감 확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잡부 노임하락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유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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