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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이래선 안된다

수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월중 수출이 지난해 1월보다 4%정도 증가한데 이어 2월중 수출은 무려 16%나 대폭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출감소는 85년 1월 이후 14년만의 일로서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직후에도 없었던 것이다.연초에 느껴졌던 수출불안이 크게 증폭되고 말았다. 정책당국은 이러한 수출감소세가 4월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특징상 이러한 수출불안은 곧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의 불안인 것이며, 이는 다시 외환 및 전반적 경제불안으로 이어지게 마련이어서 모처럼 조성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감시키고 있다. 수출부진의 내역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결코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고 말 것으로 단언하기 어렵다. 2월중 수출의 경우 전자와 반도체의 8∼10% 증가를 예외로 철강·자동차 및 석유화학 등 주요품목들에서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감소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및 영국 등 선진국권에 대한 수출이 30% 가까이 감소하였고 동남아등 개발도상국 시장에 대한 수출이 20%나 감소되고 있어 선·후진국 어느 곳 하나 만만한 시장이 없다. 수출의 이와같은 부진에는 통계상의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 2월에는 금수출에 의해 수출이 예외적으로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상의 요인만으로 현재의 수출부진을 해석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수출부진은 세계경제 침체와 엔화의 약세 등 외부요인들과 원-달러환율과 수출공급기반의 위축 등 내부요인들이 복합 작용하는, 다시말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기인한 것이다. 이들 요인중 가장 민감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 온 것은 환율 부문이다. 원-달러환율은 지난해 10월까지 1,300원대를 유지했으나 금년들어 급락하여 2월중순까지 1,100원대에 머물렀고 그 충격이 이제 수출감소로 현재화하고 있다. 또한 2월말부터는 원-달러환율이 1,200원대로 상승하였으나 엔-달러환율의 상승과 불안은 원-엔 환율상승에 대한 기대를 반감시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금년 1월까지의 기간중 환율하락으로 수출업체의 41%가 기수출분에 대한 환차손으로 적자수출에 직면해 있고 34%의 수출업체가 신규수출 상담을 부분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국내 수출공급 기반의 위축은 장기적 차원에서 볼 때 환율보다도 더욱 심각한 수출 저해요인이다. 수출산업의 수입의존도가 40%에 달하고 있어 수출의 국내기반이 구조적으로 취악한 상태에서 그나마 국내의 수출공급 기반이 어떠한 이유로도 흔들린다면 이는 곧 우리 경제의 존립기반 자체의 동요와 위축인 것이다. IMF사태를 계기로 이루어지는 각종 구조조정은 경제의 효율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제고에 그 목표를 두고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구조조정도 그것이 성공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경쟁력 증대에 기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해당 산업의 수출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설혹 일부산업에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수출이 저해되는 경우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과도기적 현상으로 국한되어야 한다. 흔히 말하는 3,4월중 노동불안 문제는 현재의 수출불안과 연결시켜 볼 때 과거 어느 때 보다도 염려되는 부문이다. 금년도의 수출부진이 지난해의 경우 보다도 더욱 우려되는 것은 경상수지 추이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수출이 2%(통관기준)정도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의 무역 및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였다. 이는 수입이 무려 35%나 감소하였기 때문이고 이는 다시 마이너스 6%에 달하는 사상 최악의 경제성장률 때문이었다. 그러나 금년도에는 2%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어 그에 따른 수입증가율이 15%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수출부진이 지속된다면 금년도의 경상수지 흑자는 목표치 250억달러에 크게 미달하게 될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 현재의 상황하에서 경상수지는 비록 그것이 흑자를 기록한다 하더라도 국내외에 천명된 당초의 목표치와 큰 차이(예컨대, 100억달러 이상)를 보일 경우 그것이 한국경제에 줄 충격은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환율의 가장 핵심적 장기 결정요인은 경상수지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본 한국 경상수지의 불안정성은 곧 환율의 불안정으로 연결될 것이므로 경상수지 흑자의 안정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환율은 그나름대로 요구되는 역할을 하여야 하나 금년도에 우려되는 수출불안과 경상수지 불안을 환율측면에서만 해결할 수는 없다. 이제는 우리의 수출체제를 종합적으로 재점검하고 국제규범에 맞는 제2의 수출드라이브를 거국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보세가공형 산업구조에서 해방되기 전까지는 수출을 통한 경기회복만이 지속성을 갖게된다는 점을 다시한번 상기하고 수출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노력의 재집결·투입 전략수립이 화급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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