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S-OIL 주유소 대리점주들에게 신용한도를 최대화한 카드를 발급했다.
대리점주들은 본사로부터 공급 받은 기름을 결제할 때 이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 카드의 결제대금이 개인이용실적으로 잡힌다는 점이다. 보통 기름은 대단위로 공급 받기 때문에 건당 결제금액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른다. 법인물대 식의 거래여서 결제수수료가 매우 낮아 수익성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삼성카드는 이 거래를 개인이용실적으로 집계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카드의 이 같은 조치는 수익보다 우선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은 지난해부터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 영업전략을 고수해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ㆍ4분기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보면 신한카드(20.8%)에 이어 삼성카드(14.1%)가 2위로 올라섰고 현대카드(13.3%)와 KB국민카드(12.7%)가 뒤를 이었다. 이런 추세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변칙 아니냐며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대형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주유소 대리점주들도 신용도가 천차만별일 텐데 그들에게 최대한도의 개인카드를 발급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삼성카드의 이 같은 공격적 영업방식은 건전경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카드업계의 노력에 비춰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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