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중국에 진출해 수익을 거두는 국내 업체들의 주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내수 부양으로 정책 기조를 틀었다. 성장률을 7%대로 유지하는 대신 내수 부양으로 경제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었지만 올 들어 내수 시장마저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주 중국 정부는 1월과 2월 소매 매출이 11.8%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3.5%)를 1.7%포인트 밑돈 수치로 지난 2005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중국 내수 시장에 영향을 받는 국내 업체들의 주가도 연일 내리고 있다. 19일 락앤락은 전 거래일보다 5.14%(850원) 내린 1만5,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베이직하우스도 이날 3.68%(850원) 떨어진 2만2,25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롯데쇼핑(-1.54%)도 약세를 기록했다. 중국 판매 비중이 높은 오리온은 이날 소폭(0.13%) 올랐지만 이달 들어서는 주가가 90만원대에서 79만4,000원까지 뒷걸음질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내수 시장이 실제로 부진을 이어갈지는 3월과 4월 소매판매지표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침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경제지표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중국 관련 종목을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음식료주 가운데 중국 사업 비중이 가장 큰 오리온의 타격은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수 침체에도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오리온 중국법인의 매출 성장률은 13.2%로 중국 제과 시장 평균의 2배 수준"이라며 "중국 제과 시장이 회복되면 주가가 부진했던 오리온이 탄력적인 반등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화장품업체들도 중국 내수 시장 부진에도 매출이 견조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코스맥스·한국콜마 등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평균 30%가 넘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같이 덩치가 큰 대형주들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스맥스와 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종목들도 성장세가 견조한 데다 중국 매출 비중이 작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업체들의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해외 사업"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이니스프리 매장의 확대로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목표 주가를 134만원에서 14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또 롯데쇼핑도 중국 사업 매출이 전체의 7%에 불과해 중국 내수 침체로 주가가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의류업종과 생활용품주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베이직하우스·락앤락과 같은 업체가 한동안 주가 약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의류 소매 판매 증가율이 지난해 1·4분기 17.4%에서 4·4분기에는 10%까지 둔화됐다"며 "2012년 이전에 중국에서 의류 소매 판매율이 20~30% 성장을 보였지만 지난 발표된 중국 1월과 2월 판매 증가율은 8.7%를 기록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2월부터 빠르게 매출이 둔화된 베이직하우스는 중국 사업이 매출의 76%, 순이익의 96%가량이고 LG패션은 중국 사업 매출 비중은 작지만 순손실 규모가 커 국내 패션업체들의 실적이 둔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내수 침체로 생활용품업체가 중국 내수 침체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며 "락앤락은 중국 소비경기 위축으로 밀폐용기 사업의 성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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