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외이사들은 당장 임영록 차기 회장의 계열사 사장 선임부터 바뀐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어 향후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KB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11일 "계열사 대표 선임 방식을 보면 대표 후보를 회장이 추천하면 대추위가 승인하는 형태인데 (대추위 멤버 의견이) 가부 동수일 경우 회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도록 돼 있어 대추위의 존재 의미가 없다"며 "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위원 수를 홀수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외이사 수를 1명 더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령 대추위 구성원을 5명으로 바꾸면 지주 회장과 사장이 계열사 대표 후보에 찬성하더라도 3명의 사외이사가 반대하면 선임할 수 없다. 현재는 사외이사 2명이 반대해도 회장과 그가 선임한 사장이 찬성하면 선임에는 문제가 없다.
대추위의 변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다음달 12일 임 사장이 회장에 공식 취임한 뒤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관련 논의를 매듭짓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 사외이사들은 이런 주장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사외이사는 "구성원을 홀수로 바꾸더라도 지금처럼 회장이 계열사 대표를 추천하고 대추위원들이 의견을 내는 방식이라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의 견해가 엇갈릴 경우 지주사 회장, 사장, 국민은행장 등 3명과 사외이사 9명으로 이뤄진 이사회에서 대추위 구성원 변화 안건이 의결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대추위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면서도 "과거 사례를 보면 국민은행장 선임의 경우도 정권의 입김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회장의 의중이 100% 반영된다고 보기 힘들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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