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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이고 배당소득 기대… 초저금리시대 투자 대안으로
지역별로 회복세 편차 커 다양한 곳 투자 상품 유망
증시 흐름따라 조정 가능성… 채권펀드와 병행 투자 바람직
재산 불리기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김진희(30)씨는 최근 한 증권사를 통해 리츠펀드에 투자했다.
최근 정부에서 잇달아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내놓고 있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박스권에 갇힌 주식 시장은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
김 씨는 "저성장, 저금리 국면이다 보니 국내 주식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너무 낮다"며 "리츠 펀드가 탄탄한 배당수익이 가능하다고 해 투자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이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펀드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글로벌 리츠펀드가 올 들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부동산 시장이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투자도 유망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과거 10년 평균치보다 저평가된 데다, 올해 경기회복에 힘입어 반등하는 국면에 진입한 만큼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글로벌 리츠펀드의 투자 비중이 높은 미국 부동산은 신규 공급 물량이 적고 기업들의 사무실 임대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어서 수익률이 견조하게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글로벌 리츠펀드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이자 비용과 차입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리츠를 통한 수익이 줄어든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부동산 투자 사이클은 금리보다 경제성장률을 봐야 한다"며 "올해 미국·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경기 회복기에 접어든 만큼 부동산 가격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의 실물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면서 선진국에 투자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펀드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츠펀드는 전문 펀드매니저들이 일반인과 기관 투자가들의 돈을 모아 펀드를 구성한 뒤 부동산에 투자해 거둔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작고 매매 차익과 더불어 배당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증시에 투자할 때 250만원 이상 초과 수익에 대해서 최소 15.4%가량 세금을 뗀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20일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선진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4.60%다. 이는 해외 주식형펀드(0.73%)는 물론 국내 주식형펀드(0.34%)의 수익률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이중 글로벌 리츠펀드의 성과는 단연 돋보인다. 글로벌 리츠펀드는 올들어 이달 17일까지 13.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수익률도 뛰어나다. 1년(9.50%). 2년(27.33%), 3년(34.70%), 5년(88.47%)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개별 펀드별로는 '한화라살글로벌리츠부동산 1[리츠-재간접](B)'가 17.37%로 연초 이후 가장 수익률이 높았다.
'미래에셋TIGER합성-MSCI US리츠부동산상장지수'(15.09%), '한국투자KINDEX합성-다우존스미국리츠부동산상장지수'(13.60%), 'JP모간글로벌부동산자(리츠-재간접)A'(11.15%) 등도 10% 이상의 수익을 냈다. 이들 펀드는 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상업용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를 기초자산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이중 미래에셋TIGER합성-MSCI US리츠부동산상장지수와 한국투자KINDEX합성-다우존스미국리츠부동산상장지수는 합성ETF 특성상 시장에서 이슈가 되는 상품을 바로 반영할 수 있어 높은 수익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최근 고수익을 거두고 있는 합성ETF 상품들은 미국 경기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미국 리츠 및 부동산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상품들"이라고 말했다.
리츠펀드의 반등은 작년 말부터 예측됐다. 위축됐던 세계 부동산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떨어지고 임대수익률도 상승하는 등 글로벌 부동산의 펀더멘털이 좋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저금리가 오래 지속되면서 부동산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재료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선진국의 거시경제 여건 개선으로 부동산 가격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 리츠시장의 수혜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리츠펀드의 단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리츠펀드와 같이 안정적이고 배당수익이 기대되는 상품은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시장 변동성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 등에 대해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리츠펀드는 글로벌 주식 시장의 흐름을 파악한 뒤 투자를 해야 유리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 대상은 글로벌 부동산이지만 결국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예컨대 미국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글로벌 리츠 주식 역시 조정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시 등락 폭에 따라 수익률이 출렁일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채권 펀드와 병행해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하면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어느 정도 상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 본부장은 "리츠 투자 성과는 단기적으로 주식과 상관성이 높아 주가 반락 시 동반조정 위험이 존재하지만 장기 보유에 따른 성과는 부동산 투자와 상관관계가 높아 미국의 경기 회복이 지속되면 리츠 시장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로 부동산 경기 회복세의 편차가 크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도 뉴욕 시카고 등 핵심 지역 부동산 가격은 이미 많이 올랐다"면서 "그러나 주변 지역은 지금에서야 따라 오르는 추세여서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미국 등 단일국가에 투자하는 상품보다 다양한 지역에 투자하는 글로벌 리츠펀드가 유망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서도 좋은 물건 잡아볼까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