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숫자를 20% 넘게 줄인 삼성생명이 일반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인력재편을 단행한다. 계열사 이동 등을 통해 무려 1,000명 안팎의 인원이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선제적 슬림화 작업의 일환으로 김창수 사장의 현장경영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삼성생명은 18일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과거 성장기형 사업구조를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인력재편을 본격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력 감축 수단은 크게 세 가지다. 선택 여부는 직원들 자율에 맡기기로 했으며 업무 연관성이 있는 직군으로 수평이동시킨다는 원칙이 제시됐다.
우선 자회사로 500~600명을 이동시킨다. 삼성생명은 삼성생명서비스·삼성생명농구단 등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서비스로 이동하는 인력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서비스는 보험금 심사 및 창구 업무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관계사로의 이동도 가능하다. 단 이 역시 수행업무와 관련된 직무로 이동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삼성생명은 이와 함께 전직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전직을 원하는 직원들은 대리점 창업이나 컨설턴트 교육강사 등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삼성생명은 세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약 1,000명의 인력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관계사 이동이나 전직 프로그램에 약 300~400명의 인력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직을 신청할 경우 법정 퇴직금 외에 별도의 지원금도 제공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1년치 연봉에 직급 및 근속별 추가 지원금을 합해 별도 지원금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급여와 관련해서는 자회사로 이동하는 경우 삼성생명에서 받던 연봉 수준을 수령할 수 있으며 관계사로 이동할 경우 해당 회사의 급여체계를 따르게 된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 금융사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계사 이동시 급여 축소가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늦어도 오는 5월까지 인력 이동을 마무리하고 6월부터는 새로운 체제로 하반기 영업에 대비할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외환위기 때 대규모 인력 감축을 실시한 데 이어 2011년 300여명, 2013년 1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추가적인 인력재편 계획은 없다"며 "이번 인력구조재편은 본사 조직 슬림화를 통한 현장경영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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