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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동시다발 복합쇼핑몰 싸움

내년 오픈 '롯데몰 은평' 착공에 신세계, 삼송 복합쇼핑몰로 맞불

대구·인천·경기서도 잇단 결투… 백화점 성장침체에 승부수 던져

롯데몰 은평 조감도.

신세계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조감도.


아울렛 시장에서 샅바 싸움이 치열한 롯데와 신세계(004170)가 이번에는 핵심상권에 잇따라 복합쇼핑몰을 열고 격돌한다. 성장 기로에 놓인 백화점이 영화관, 음식점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복합쇼핑몰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자산개발은 5일 서울 은평뉴타운 일대에 2016년 개장을 목표로 복합쇼핑몰 롯데몰 은평(가칭)을 착공한다고 밝혔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인접한 롯데몰 은평은 약 3만3,000㎡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들어선다. 쇼핑몰뿐만 아니라 롯데마트와 롯데시네마도 입점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울 서북부의 핵심상권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신세계도 2017년 롯데몰 은평에서 직선거리로 2㎞ 떨어진 고양시 삼송동에 신세계 삼송 복합쇼핑몰로 맞불을 놓는다. 삼송 복합쇼핑몰은 은평뉴타운과 일산신도시를 잇는 고양대로에 위치하며 삼송·지축·원흥·은평뉴타운의 중심 지역이다. 앞서 신세계는 4,000억원을 들여 9만6,555㎡ 면적의 부지를 매입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대구에서도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대구 수성구 수성의료지구에 7만7,000㎡의 부지를 확보하고 2018년 쇼핑몰과 영화관이 입점하는 복합쇼핑몰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구부산고속도로 수성나들목과 바로 연결되고 대구야구장 신축 등의 호재가 있어 대구와 경북을 대표하는 쇼핑 명소가 될 것이라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신세계는 내년 말 문을 여는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로 선제 공격에 나섰다. 국내 최초 민자복합환승센터인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는 KTX 동대구역, 지하철, 고속버스, 시외버스, 택시 등을 한자리에 연결하는 대구 최대의 교통 요충지다. 연면적이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신세계 센텀시티점(29만3,000㎡)보다 큰 29만6,000㎡에 달하고 쇼핑몰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영화관, 대형마트, 스포츠센터 등이 들어선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공사 진행상황을 일일이 챙길 정도로 벌써부터 신세계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꼽힌다.



인천과 경기에서도 양사는 복합쇼핑몰 승부를 펼친다. 신세계가 2016년 인천 청라지구에 복합쇼핑몰을 개장하고 이듬해 롯데가 롯데몰 송도를 연다. 경기도에선 지난해 롯데몰 수원을 오픈한 롯데가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 복합쇼핑몰을 내고 신세계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하남과 안성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복합쇼핑몰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성장 정체에 빠진 백화점의 부진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온라인쇼핑몰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2010년까지만 해도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했지만 이후 5년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내수 부진과 해외 직구 등의 여파로 주요 백화점의 영업이익률이 7% 안팎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복합쇼핑몰은 신규 출점에 따른 규제를 받지 않는데다 매장 면적과 입점업체도 대규모로 꾸릴 수 있고 영화관, 대형마트, 테마파크,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이 아웃렛과 더불어 유통산업의 황금알로 부상하면서 롯데가 출점하면 바로 신세계가 입점하는 등 엎치락뒤치락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가 변수이긴 하지만 현대백화점(069960)까지 복합쇼핑몰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주도권 싸움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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