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은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해 국가 간 저금리 경쟁이 이어졌다. 더불어 지난해부터 각 국가별로 양적완화의 성패에 근거해 경제정책 차이가 나타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발생했고 여러 자산의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부터는 달러 강세가 자산배분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국가 간 경제상황과 그에 따른 정책의 차이가 환율에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으로 환율을 살필 때 달러를 빼놓고는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잇따라 양적 완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ECB 뿐만 아니라 올해 각국의 경제 정책에서 양적 완화 경쟁은 가장 주목해야 할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올 6~9월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다가오면서 유럽과 일본은 대규모 양적 완화를 지속할 것이고, 중국도 양적 완화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올해 진행될 양적 완화 흐름에 맞는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고민해 보자.
ECB의 양적완화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에서 눈에 띄는 이벤트가 사라지면서 최근 달러 가격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예정되어 있고,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상에 대한 '인내심' 문구를 삭제하거나 '조만간'으로 변경되는 일정이 남아있다. 따라서 미국 달러 강세는 정해진 수순이다. 이에 따라 통화자산으로서 달러를 보유해야 할 유인이 커지고, 달러 강세가 유로·엔·위안화의 약세로 이어질 경우를 대비해 이들에 대한 손실위험 회피(헤지)도 필요하다.
최근 증권사들이 출시하는 글로벌 상품 중 다양한 국가의 통화로 각국의 주식을 편입하는 상품들이 많다. 이 상품들은 환율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분산투자를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인 전략을 구성하고 싶다면 달러로 환전한 후 미국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자재 가격은 'G2'(미국·중국)의 경제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달러 강세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의 인플레이션 둔화로 중단기적으로 가격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는 비중을 축소하고 중국의 경기 반등(턴어라운드) 이후까지 기다렸다가 투자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전세계 주식시장은 글로벌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과 미국 증시의 고공행진에 힘입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양적 완화는 진행되고 있지만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유럽과 일본, 중국 증시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유동성 공급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만큼 경기 턴어라운드를 노린 자금이 흘러들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주식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고, 가능하다면 산업재보다는 소비재에 투자해야 한다. 리스크를 관리하고 싶다면 글로벌 지수를 활용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해볼 수 있다. ELS는 기초지수가 일정 기준보다 떨어지지만 않으면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면 투자해볼 만한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4년 간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맴도는 모습을 보면서 자산배분과 글로벌 투자의 중요성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자산배분은 상승할 수 있는 자산을 미리 찾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이다. 글로벌 투자는 다양한 수익의 기회를 찾는 것은 물론 위험 관리를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ECB의 양적완화로 더욱 명확해진 저금리 흐름 등을 감안하면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이 특히 중요하다. 자산배분을 통해 위험관리와 수익 다변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언젠가는 찾아올 글로벌 자산 가격의 상승 시점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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