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사진) 롯데백화점 대표는 최근 중국 텐진과 선양을 잇따라 다녀왔다. 이달 말 오픈하는 롯데백화점 선양점과 오는 9월 예정된 베트남 롯데센터 하노이 등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들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서다. 롯데백화점 대표 취임 전 롯데면세점을 이끌면서 글로벌 면세점업계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리는 등 자타공인 '해외통'이지만 롯데백화점의 해외 사업을 살피기 위해 현장을 직접 누비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 대표는 오는 31일 선양점 오픈을 앞두고 29일 또다시 신동빈 회장과 동반 출국할 예정"이라며 "국내 백화점 및 아웃렛 점포와 신규 사업 예정지 뿐만 아니라 해외 점포까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챙기느라 숨가쁜 행보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23일 롯데백화점의 신임 대표로 선임된 지 한 달, 이 대표는 기업 이미지 제고와 분위기 쇄신, 실적 개선이라는 그룹의 특명을 받고 취임 일성인 '정도'와 '소통'을 실현하기 위한 페달을 서서히 밟아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30년을 몸담았지만 최근 2년은 떨어져 있었던 만큼 당분간은 '경청'의 자세로 현장 직원들을 대하며 업무를 익히겠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최고경영자가 부임하자마자 자신의 색깔을 내겠다며 성급하게 조직을 바꾸려 들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는 내부 목소리 뿐만 아니라 외부 의견에도 귀를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 대표는 롯데백화점이 그동안 외부 시선에 다소 둔감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밖의 의견을 많이 수렴해 백화점 운영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직원들 대상의 명사 초청 강연 신설을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22일 본점 문화센터에서 임직원 120여명을 대상으로 열린 '야구 명장' 김성근 감독의 특강이 첫번째 행사다. 롯데백화점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패션, 언론 등 각계 각층의 명사를 초청해 외부와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윤리 경영 강화를 위해 개인비리와 업무 감사를 담당하는 조직을 강화하는 동시에 직원의 사기 충전을 위해 정시퇴근을 강조하는 등 엄하게 대하면서도 동시에 다독이는 모습"이라며 "다음 달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나면 이 대표 체제의 윤곽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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