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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익 절반은 해외로 샌다

중간재 수입 가공·조립하는 중진국형 수출 아직도 의존

장기화하면 미래투자 막아 국산제품 설자리 잃을수도


우리나라 수출이익의 절반은 해외로 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직도 중간재 등을 수입해 단순 가공·조립하는 후·중진국형 수출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요 제조업 수출 강국인 미국이나 중국·독일·일본 등은 수출이익의 20~30% 정도만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하면 국내 투자부진 및 성장잠재력 저하로 이어져 결국 수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 발표된 현대경제연구원의 '수출 부가가치 유출률의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수출 부가가치 유출률은 2011년 현재 44.7%에 달했다. 1,000억원을 수출하면 447억원은 해외 기업에 돌아간다는 뜻이다. 수출제조업 강국인 미국·중국·독일·일본의 평균(23.1%)보다 월등히 높다. 부가가치 유출률은 일본이 18.7%로 가장 낮았으며 미국(19.9%), 중국(23.3%), 독일(30.5%) 순이었다.

특히 우리 수출 부가가치 유출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다. 1995년 28.6%에 그쳤지만 2000년 35.2%로 뛰었고 2008년에는 46.7%까지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소폭 낮아졌다. 우리 수출의 과실을 가장 많이 가져가는 곳은 중국으로 우리가 1,000억원을 수출하면 중국은 66억원의 이득을 올렸으며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각각 44억원, 미국이 39억원 순이었다.

주원 미래연구본부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이 아직 중진국형 수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후·중진국은 해외에서 원·부자재를 수입해 이를 단순 가공·조립하기 때문에 수출에 따른 이익이 해외로 많이 빠져나간다. 하지만 선진국은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형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이에 따라 부가가치의 대부분이 국내에 남게 된다.



또 우리 산업구조가 중간재·부품보다는 최종재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면서 대부분의 중간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수출 산업구조를 축구에 비유하자면 골을 넣는 공격수만 키우고 공을 배급해주는 미드필더는 해외 용병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요 중간재 수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가 12.7%(2011년 기준)로 일본(2.3%), 미국(2.5%), 중국(8.0%), 독일(11.1%)에 비해 높다. 이외에 국내에 자원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다. 한국의 총 수입재 중 원자재 비중은 지난해 41.1%에 달해 중국(35.2%), 미국(27.3%), 독일(22.3%)에 비해 높았다.

주 연구위원은 "수출 부가가치가 해외로 새나가는 현상이 장기화하면 주력산업의 미래투자를 가로막아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것이고 결국 세계 수출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한국 산업구조의 문제점을 명확히 파악해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창조형 구조로의 전환전략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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