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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사 끝없는 창조와 변신이 성공비결

◎우주선서 학용품까지 6만6,000제품 생산/소비자불만도 아이디어화 연 1,000개 특허/직원들엔 「15% 자유시간」… 창의력 북돋아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은 강건너미니애폴리스와 함께교육수준이 미국 전역에서 수준급에 속하는 도시다. 세인트 폴에 위치한 「3M」 본사를 둘러보면 마치 연구소나 대학에 온 것같은 느낌이 든다. 검은 안경을 쓰고 묵직한 책을 옆구리에 끼고 종종걸음을 하는 사람들은 학생들이 아니고, 3M 직원들이다. 3M의 성공비결은 바로 연구하는 직원의 모습에 있다. 직원들의 창의력이 개발한 무수한 특허가 신제품으로 이어지고, 그신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순환이 3M을 유지하고 있다. 3M의 연구센터인 「CAM」에는 직원들이 무언가를 개발하려고 설계도면을 그리고, 쇳조각을 자르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수 있다. 이곳에서 개발돼 생산되는 제품이 몇가지나 되는가라고 묻자, 안내자는 허허 웃으며 깨알같은 글씨가 빼곡한 책자를 하나 건네줬다. 샌드페이퍼, 의료약품, 접착제, 디스켓, 광학소재, 코우팅소재, 스카치테이프 등 3M이 생산하는 제품을 6만6천가지나 된다. 우주선에서 학용품에 이르기까지 3M 연구원들은 인류가 필요로 하는 소비재이면 무엇이든지 연구해 신제품을 만들고 있다. 3M은 이노베이션(innovation)을 모토로 하고 있다. 연간 매출의 30%는 개발한지 4년 이내의 제품으로 채워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면 원칙이다. 3M 맨들은 낡은 제품, 남의 것을 모방한 제품으로는 절대로 승산이 없고,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야 생존할수 있다는 이념으로 뭉쳐져 있다. 해마다 획득하는 특허 수만 해도 1천개에 이른다. 연구 및 개발(R&D)에 투자하는 비율이 전체 매출의 7.5∼7.7%로 미국 대기업중 가장 높다. 3M은 직원들에게 전체 근무시간의 15%에 해당하는 자유시간을 준다. 직원들은 하루 한시간쯤 되는 자유시간에는 본업 이외의 일을 마음대로 할수 있다. 그냥 빈둥거려도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모두 무언가 바쁜 생활 계획을 세워놓고 자유시간을 보낸다.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읽거나, 남의 연구실에 가서 여러가지 공부를 하기도 한다. 3M이 「15% 자유시간」을 주는 것은 직원들의 창의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자신의 분야가 아니더라도 호기심을 해결하는 시간을 줌으로써 무한한 창조의 세계를 열어놓고 있다. 직원들 스스로가 서로의 아이디어를 내놓고 토론하는 테크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분야가 다른 연구자들이 팀이 돼서 한사람의 아이디어를 완성시키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생각에 연결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아이디어의 좋은 소재다. 의료기기가 무겁다거나, 불편하다는 불만이 제기되면 이것이 아이디어로 해서 신제품으로 연결한다. 3M은 직원들의 실수를 나무라지 않고 격려한다. 실수를 두려워하면 이노베이션을 이룰수 없으며, 실수가 곧 발명의 어머니라는 독특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3M은 20세기초인 1902년 다섯명의 동업자가 미네소타주에서 샌드페이퍼를 생산하는 회사를 창업하면서 출발했다. 매출은 지난해 1백42억달러로 미국 기업 가운데 81위를 차지했지만, 순이익(15억 달러) 면에서는 48위로 순위가 상승한다. 경쟁사 제품보다 비싼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순이익이 높아질수 밖에 없다. 새로운 특허와 이노베이션으로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는 3M은 자신있게 고가정책을 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세인트 폴=김인영 특파원> ◎홍인선 3M 연마재사업 본부장/‘기술력 우대’ 최고경영자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아이디어 평가토론 「테크포럼」 문화 이노베이션 원동력 3M에는 20여명의 재미교포가 근무하고 있다. 홍인선씨는 3M에서 가장 매출비중이 높은 연마재 분야에서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으로 치면 부사장에 해당한다. 홍본부장은 3M의 경영철학을 한마디로 「이노베이션」이라고 설명한다. 『최고경영자들이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기술개발에 기여한 정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대우를 받는 회사이지요. 직원을 7단계로 나눠 분류하는데 그 기준이 기술과 학력입니다.』 3M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홍씨의 사무실에는 온통 3M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가득찼다. 『재떨이에서 메모지(포스트­잇)에 이르기까지 소비재 모두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느냐 하는 것이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원천입니다』 그는 직원들의 토론마당인 테크포럼을 3M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이라고 자랑했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평가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무한한 창조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예컨데 의료기기 전기분야 기술자가 전기분야 기술자의 도움을 청하면 언제나 기꺼이 도움을 줍니다. 서로의 전문지식이 모일때 아이디어에 그쳤던 생각들이 구체화되고, 제품으로 연결될수 있습니다.』 홍씨가 이끄는 연마제의 경우 지난해 매출 13억 달러로 미국내에서 50%, 전세계적으로 3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홍씨는 『후발경쟁사가 싼 가격으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와도 3M은 가격을 인하하지 않는다』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유학한후 곧바로 3M에 입사, 미국인 부인과 두딸, 손녀까지 본 코리언 어메리칸이지만, 홍씨는 맵고 짠 한국음식에 익숙하다. 그는 『한국 기업에서는 이노베이션 정신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대기업들이 고지식하고 위압적인 태도에 젖어있는 것 같다』며 한마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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