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미국 와이오밍주의 국립공원에서 열린 잭슨홀 회동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잭슨홀 회동에 도착하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사진과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는 모습이 마치 영화제 개막을 알리는 것처럼 떠들썩했다. 연준 의장의 연설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복권 당첨번호를 기다리는 것만큼 초조함이 가득했다고 하면 과장일까. 이처럼 세계가 집중했던 잭슨홀 회동에서 옐런 의장은 조기 금리인상론에서 비둘기파 입장을 고수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신호는 없었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현 시장상황에서 많은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가 오르는 데 따른 금리인상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만 집중해 채권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채권이 채권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겨줄 것이라는 논리는 극단적인 이분법에 불과하다. 채권의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환율 흐름, 경제 성장, 무역수지, 인플레이션 등 많다.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해 채권 가격이 결정되므로 이들의 상관관계와 결론을 쉽사리 단정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수익을 실현할까. 채권 수익률은 채권 고유의 표면금리에 따른 이자수익과 채권 가격 변화에 따른 매매차익으로 결정된다. 금리가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매매차익보다는 인컴을 제공하는 쿠폰 수익과 만기보유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
대부분의 채권은 1년에 두 번 정도 이자를 지급한다. 정기적으로 확실한 이자소득을 제공한다는 점은 채권의 큰 매력 중 하나이다. 결과적으로 금리인상은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표면금리도 함께 상승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채권 투자로 발생하는 이자수익을 금리상승으로 표면금리가 높아진 새로운 채권에 재투자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금리인상으로 손실을 보겠지만 쿠폰의 재투자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만기보유 전략이 있다. 기본적으로 채권에 투자했을 때 해당 발행자가 도산하지 않는다면 원금과 약속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투자한 채권의 만기가 다가올수록 변동성이 낮아지고 채권 가격이 정상화된다면 투자자들은 금리인상으로 표면금리가 높아진 새로 발행된 채권에 원금을 재투자함으로써 금리인상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채권 투자를 하는 동안 여러 종류의 변동성을 접하겠지만 투자를 지속한다면 금리인상시에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금리인상이라는 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환경을 활용해 위기를 뛰어넘는 기지를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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