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도쿄 시나가와구의 한 대형마트 1층 주류 판매코너. 장 보러 나온 인근 주민들이 맛과 향, 주종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 진열대에서 저알코올 혼합음료(RTD·Ready to Drink) 제품을 장바구니에 골라 넣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별도 판매대가 만들어져 있을 정도로 이목을 끈 제품은 바로 제품 뒷면에 '원산지 한국'이라고 적힌 '스미노프 아이스 그린애플'이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스미노프 아이스 시리즈 수출을 개시하며 일본 RTD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베이스캠프는 경기도 이천공장이다. 일본은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판매하는 술의 양보다 가정용으로 유통되는 양이 3대 7의 비율로 RTD 시장이 발달했다.
6일 조길수(사진)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일본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하반기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조 대표는 "아직 영세한 차원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RTD 시장이 앞으로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라며 "편의점이나 마트 등으로 RTD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트렌디한 한국 주류 시장을 뒤흔들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본에 국내 생산제품을 수출하게 된 것을 계기로 제품 개발이나 시장 분석 노하우를 쌓아 국내에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깐깐한 입맛의 일본 소비자가 한국산 RTD 제품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 데는 디아지오의 북아시아 유일 생산기지인 이천공장 생산능력 덕분이다. 맛이나 품질, 생산능력 등 여러 면에서 글로벌 본사의 높은 기준을 충족한 이천공장은 일본 모 회사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하던 기존 '스미노프 아이스' 시리즈 물량을 밀어내고 한국산으로 매대를 채우게 했다. 보드카 스미노프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인 '스미노프 아이스' 시리즈 가운데 일본 시장에 들어가는 제품은 총 3종으로, '아이스 레드'와 '아이스 드라이', '아이스 그린애플' 등이다.
앞서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번 수출 성사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 9월 말까지 50억원을 투자해 이천공장의 증설작업을 완료했다. 회사 측은 이번 스미노프 RTD의 일본 수출을 통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약 1,500만 달러(151억여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올 하반기 디아지오코리아는 축구선수 베컴과 손잡고 만든 싱글 그레인 위스키 '헤이그 클럽'을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