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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숨고르기] 개인투자자 빛보려나
입력1999-04-21 00:00:00
수정
1999.04.21 00:00:00
임석훈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최근의 활황증시가 기관화 장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을 소외시키며 고가 대형우량주·블루칩 위주로 주가양극화 현상이 두드지게 나타나면서 중저가 중소형주 등 대중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소문난 잔치」가 되고 있다.
21일 증시에서는 그동안 지칠 줄 모르고 주식매입에 나섰던 기관투자가들이 선호종목인 블루칩과 업종대표주의 가격부담으로 이들 종목을 매물로 내놓으며 증권 등 대중주와 중저가 대형주로 매수 중심이 옮겨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중주나 중소형 저가주에 많이 투자, 빈익빈부익부 현상에 시달리며 한숨만 쉬고 있던 개인들에게 한가닥 기대를 갖게 한다.
그동안 주식시장은 기관화 장세가 가속되면서 기관 및 외국인 선호종목만 오르고 개인들이 좋아하는 종목은 힘을 쓰지 못하는 주가 차별화 현상이 강했다. 일부에서는 주가급등으로 증자를 무난히 치러낸 기업들과 자금이 몰린 투신과 뮤추얼펀드, 그리고 투자상담사들만 재미를 보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튀어나왔던 게 사실이다.
반대로 지난 2월말 이후 약 두달 만에 주가가 50%(250포인트) 이상 급등했지만 돈을 벌었다는 개인투자자들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투자주체별 선호종목의 수익률을 보면 이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해진다. 기관화장세의 영향으로 약 두달간의 주가상승기 중 기관들의 입맛에 맞는 블루칩과 업종대표주는 최고 5배까지 오르는 등 상승탄력이 컸던 데 비해 개인의 주매수종목인 어업·고무·건설업은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은 현상이 두드러지졌다.
물론 개인 선호종목인 은행이나 증권주는 4월들어 업종지수가 37.4%, 24.3%나 올랐지만 특정시점에만 급등한 후 한참 쉬는 양상을 나타내 실제 투자수익률은 낮았다. 기관화장세 속에 이루어진 빠른 순환매로 개인투자자들은 짧은 기간, 작은 이익에만 만족하다 다시 소외돼 지수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는 양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소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란 진단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투신을 비롯한 기관들이 이전처럼 블루칩 등을 공격적으로 매집하기 힘들다는 것이 바탕에 깔려 있다.
그동안은 주가가 워낙 낮아 수익률을 내기가 쉬웠지만 750선을 넘어선 지금부터는 주식을 사더라도 수익률 올리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블루칩과 업종대표주가 단기간 쉼없이 너무 올라 추가 매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LG증권의 윤삼위(尹三位) 조사역은 『중저가 대형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현상이 이를 반영한다』며 『이전과는 달리 개인들도 중저가 대형주 가운데 종목을 골라 길목만 잘 지키면 짭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증권전문가들은 앞으로 시장은 블루칩과 업종대표주 일변도의 강세기조에서 벗어나 중저가 대형주의 강세 속에 실적호전주와 자산가치 우량주 등으로 매수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가 상당히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는 만큼 기관 및 외국인들의 매매전략이 매수 후 장기보유에서 매수 후 단기매도로 돌아설 소지가 많다며 이에 대응하는 매매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석훈 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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