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중소 벤처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창업투자사와 중견기업들이 비상장 벤처기업들을 벌써부터 입도선매하고 있다. 이들은 코스닥 상장 문턱이 낮아지는 대로 투자기업의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6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유니창업투자는 기존에 투자한 메디스커브의 올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업체인 메디스커브는 2011년 한국투자증권과도 상장 논의가 진행된 업체로 신약개발 독성테스트에 대한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나노기술을 가지고 있다.
대교인베스트먼트는 5개 벤처 기업에 투자를 단행한 가운데 내년 이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대교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현재 ITㆍ바이오ㆍ영화ㆍ문화컨텐츠 등 다양하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두 군데 정도 내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동환 유니창업투자 대표는 “기존 투자한 회사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좋은 벤처 기업들을 물색하고 있다”며 “제1금융권에서까지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바이오와 IT 관련 벤처기업에 대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며 “기술력 부분에서 검증이 완료되면 바로 투자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업투자사 뿐만 아니라 중견 기업들도 알짜 벤처 기업 투자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내비게이션 및 블랙박스 1위 업체인 팅크웨어는 음성인식업체인 파워보이스를 인수해 상장을 추진중이다.
파워보이스는 국내 유수의 가전업체들에 음성인식 칩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최근 나오고 있는 로봇청소기를 비롯해 에어컨ㆍ자동차 등의 음성인식 장치는 모두 파워보이스가 납품하고 있다.
스마트 IT(스마트폰ㆍ스마트카) 및 스마트카드 전문기업인 유비벨록스도 비트앤펄스라는 모바일 솔루션 전문업체에 지분 투자를 했다. 비트앤펄스는 국내 최초로 LTE 싱글모드 M2M(사물지능통신) 모듈을 자체 개발해 기술이 뛰어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벤처 투자 붐이 일고 있는 데는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직전 "코스닥시장과 거래소를 분리해 코스닥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재무 위주 심사보다 기술 위주 심사로 코스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신성장동력 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문턱을 대폭 낮추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그동안 신성장동력 특례상장 업종을 17개로 제한했으나 오는 4월 1일부터는 업종제한이 사라진다. 여기에 신성장동력 기술평가 기관도 기존 9개에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창투업계 한 관계자는 “창투업계에 벤처기업에 대한 선투자 작업이 활발해지면서 오히려 벤처기업들이 창투사들을 골라가면서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를 받기도 한다”며 “또 다시 제2의 벤처 붐이 조성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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