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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르네상스를 열자] 제자리 못찾는 정리해고제

『정리해고가 법으로 보장되어 있지만 정부와 노조의 눈치 때문에 사실상 현장에서 적용이 안되고 있다. 기업이 마음대로 근로자들을 정리해고할 수 있는 것은 문을 닫을 때 뿐이다.』(H사 K이사)기업들은 정리해고를 실행하려면 실업률을 줄이려는 정부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노조의 직접적이고 강력한 반발과 맞서야 하는 부담 때문에 과잉인력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국내 기업 10개중 6개사가 인력을 줄였지만 대부분 퇴직금 이외에 몇개월치의 위로금을 얹어 주는 형식으로 시행됐다. 소위 절충형 정리해고에 의한 인원감축이다. 정부는 기업들에게 구조조정을 하라고 「고양이 쥐잡듯」하지만, 정작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 과잉인력을 줄이려 하면 해고최소화를 요구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구조조정과 인원감축중 하나만을 하도록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는 것. 노조는 기업들이 정리해고를 하려고 법률상의 절차에 맞춰 통보하면 실제 해고가 가능한 시점인 60일동안 강경한 저항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연히 불법파업인데도 정부는 기업이 알아서 스스로 해결하라는 식으로 방관하기 일쑤다. 따라서 상당수의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과잉인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거리가 없어 공장을 놀리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도 막상 인력을 줄이려면 별도의 엄청난 「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영배상무는 이에 대해 『법률상으로 절차만 지키면 정리해고를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노조의 저항으로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회사가 정리해고를 강행한다 해도 금전적인 보상이 너무 큰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金상무는 『경영환경이 어려워 감원을 하려는 회사가 퇴직금에다 추가로 얹어 줄 돈이 어디에 있어 정리해고를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기업들이 과잉인력 감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규인력 채용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해고 뿐만아니라 신규채용이 어려워지면서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신규인력은 물론 기존 인력들도 어떤 형식이든 한번 해고를 당하면 다른 기업으로의 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80년대 경기 불황으로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온 미국은 자유로운 고용조정에 따른 유연한 노동시장을 바탕으로 90년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미국은 사용자의 해고재량권이 커 실업률이 높을 것 같지만 반대로 해고가 쉬운 만큼 필요시 인력을 즉시 채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실업률이 낮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국가 위기극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중 하나인 자유로운 정리해고가 보장되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갖춰주지 않으면서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것은 손발을 묶어놓고 달리기를 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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