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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6개국 시장에 우리 자동차와 휴대폰의 수출 증대를 위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개시돼 수출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5%에 불과하고 중남미 교역 가운데서는 9.2% 수준이지만 지난 10년간 교역이 2배 가까이 늘어나고 우리 기업 200여곳이 현지에 진출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적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거대 시장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시에카(SIECA) 국가들과 한·중미 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
시에카는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코스타리카·파나마 등 중미 6개국으로 구성된 중미 경제통합기구다. 한·중미 FTA가 타결되면 중미 6개국이 아시아 국가와 체결하는 최초의 FTA가 된다.
윤 장관은 협상 종료 후 "앞으로 신흥시장과의 협력에 있어 교역·투자 분야는 물론 인프라 등 그 지역의 다양한 개발 수요를 충족시킴으로써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활성화하는 상생형 FTA 모델 선례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들 6개국과 우리나라는 연간 50억~60억달러 교역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2,097억8,000만달러로 전체 중남미의 3.65%를 차지하고 인구는 4,350만명으로 7.21% 정도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무역규모 면에서는 크지 않지만 최근 한류 붐을 타고 이들 국가에서 한국 상품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며 "중남미의 낮은 노동임금 등을 잘 활용하면 인근 거대 시장인 미국과 브라질로의 수출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OTRA가 이날 내놓은 '한·중미 FTA 추진과 우리 기업 진출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자동차부품·휴대폰·의약품·의료기기·건설자재·식료품 등의 수출이 혜택을 볼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품목은 최근 현지 정부들의 경제발전 정책 및 중산층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들로 앞으로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은 단연 수혜 품목으로 꼽힌다. 현재 평균 20%대(파나마·과테말라 제외)의 높은 수입관세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휴대폰(코스타리카 13%, 니카라과 20%)와 철강 구조물, 아연도금 강판 등 건설자재(파나마 3~15%), 편직물(과테말라 10%) 등도 관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중남미 주요 수출품인 커피와 열대과일·금속 등의 수입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남미 FTA 효과 극대화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중국 제품과 미·중미자유무역협정(CAFTA-DR)으로 이미 무관세 혜택을 누리고 있는 제품 등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며 "품질 개선과 인지도 제고, 서비스 차별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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