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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도마위에 오른 선량들

예년 같으면 국감때 「금배지」주가가 하늘을 찌른다.그러나 이번 국감에 나서고있는 대다수 국회의원들의 마음이 편치않다. 국감 주체인 국회의원이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4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감사 시민연대」와 「정치개혁시민연대(정개련)」, 각 당 원내기획실의 평가대상에 올랐기때문이다. 특히 국감시민연대와 정개련이 각각 170여명과 100여명의 자원봉사 모니터 요원을 국감장에 투입, 감시활동을 펼쳐 선량들은 언론과 시민단체의 「이중감시」를 받고있다. 더구나 국감시민연대는 매일 각 상임위별로 의원들의 점수를 매겨 「베스트 의원」과 「워스트 의원」을 뽑겠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가산지표로 새로운 이슈 개발과 현장조사, 시민단체 의견청취 등에, 감점지표로 저질인신공격과 편파적 대변, 중복질의, 의제외 발언, 불출석등 10개 항목을 설정, 채점하고있다. 어느 의원이나 저질의 상징인 「워스트」로 찍힐 경우 내년 총선 공천과 당선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여야 의원들은 이같은 영향 탓인지 단순 폭로성 발언을 자제하면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쪽에 비중을 두고있다. 일부 상임위에서는 시민단체 모니터 요원의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이들의 방청을 거부했다. 이는 너무 지나치다고 본다. 정정당당한 선량이라면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 시민단체도 문제가 있다. 국감 평가기준과 측정방법이 공정하지않은 상황에서 시민단체가 워스트 의원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않다. 대안으로 상임위(15~30명)별로 「베스트 7」을 선정, 발표하는 것이 어떨까. 국감때 가장 긴장하는 곳은 무엇보다 피감사 기관이다. 정부부처 장·차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은 국감 테스트를 「1년 농사」로 규정하고 감사시작 2~3개월전부터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책수행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고위 공직자들은 국감 예상질의를 선정, 다양한 방법으로 예행연습을 치렀다는 후문이다. 장·차관은 매년 열리는 국감 관문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 인사때 경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국감때 목과 어깨에 힘을 주면서 피감사기관을 상대로 각종 정책에 관해 마음껐 비판해 왔다. 하지만 이번 국감에서는 국회의원이 도마위에 올랐다. 현역의원들은 이번 국감이 15대 국회 마지막인데다 내년 총선때 공천여부와 의원당락을 좌우할 수 있기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긴장할 필요가 없다. 이제 의원들은 평소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시민단체의 눈을 의식하지 말고 어깨에 힘을 빼고 유연하게 소신껏 감사에 임할 때 좋은 성과를 올릴 것이다. 정경부 차장 黃仁善IS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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