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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사업을 주도적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사회적기업인 오피스메카의 김서진(사진·41) 대표는 12일 MRO B2B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라며 "지금까지는 대기업 MRO업체를 상대로 전산사무용품, 판촉물 등을 제조 공급해왔지만, 이제 우리가 직접 공공기관 공급 주체로 나서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통해 MRO 사업 노하우는 충분히 갖췄다"며 "연말께 가격경쟁력, 서비스를 겸비한 MRO 전문 쇼핑몰을 오픈해 영세 사회적 기업들의 판로 개척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에 설립된 오피스메카는 재제조 토너카트리지를 조달청(나라장터)을 통해 공공기관에 공급해왔다. 또 삼성카드, 삼성생명 등 기업체에 전산사무용품, 판촉물을 납품 중이다. 직원은 30명으로 2010년 매출 100억을 달성했다.
공공기관의 소모성 자재 구매는 이전까지 서브원, IMK등 대기업 MRO가 주로 맡아왔지만, 지난 7월 관련 법 개정으로 사회적 기업 등 중소업체에 우선 계약권이 돌아가게 됐다. 이에 따라 오피스메카 등 사회적 기업들이 관련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대기업의 뛰어난 서비스를 벤치마킹해 공공기관에도 똑같이 제공할 것"이라며 "오프라인까지 구매 확장은 기본, 찾아가는 방문 판매에 카드 결제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8살에 사업을 시작한 그녀는 "초기 성공은 성실함이 통했다"며 "적정 가격과 마진으로 시장서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여성, 나이, 미혼 등 세가지 악조건으로 금융권의 박대와 사회적 편견에 힘들고 서러웠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철학은 누구보다 뚜렷했다. "사회적 기업하면 떼쓰거나 징징대는 업체로만 본다"며 "지원금을 받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고용 확대 등 사회에 실질적 공헌을 할 수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기업도 기업인 만큼 서비스, 가격경쟁력을 키워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피스메카는 2002년 장애인을 첫 고용, 2008년 장애인 표준사업장, 2010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김 대표는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처음 1년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지금은 장애인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고, 정상인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고 장애인들을 인정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그는 장애인과 정상인이 갈등을 빚을 때 정상인을 내보낸다.그만큼 장애인이 마음 편하게 일하도록 배려하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 얼굴안면장애를 가진 직원 얘기도 곁들였다. 김 대표는 "처음엔 눈도 안 ??煞?낯을 가리며 적응을 못했지만 지금은 밥도 같이 먹고 사람들과 어울려 잘 지낸다"며 뿌듯해했다.
이와함께 김 대표는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자기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는 최근 입사한 뇌병변 장애 직원에게 과감하게 텔레마케터 일을 시켰다. 뇌 병변 장애는 손을 쓰고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실수도 많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경영난을 겪는 다른 사회적 기업과의 공생 의지도 드러냈다. "연말 문 여는 쇼핑몰을 통해 사회적 기업들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겠다"며 "특히 쇼핑몰을 이용한 프랜차이즈를 세워 자립이 불가능한 지역형 사회적 기업들과 상생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외형 확대만 하는 마구잡이식 프랜차이즈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그 지역에서는 그 업체만 할 수 있게 하고, 본사에서 상품 업데이트, 재고 처리 등 맡을 것"이라고 사업계획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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