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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라이프] 사이버뱅킹시대 개막

김영철씨는 지난달 직장생활 10년만에 내집을 마련했다. 집값은 그동안 착실히 모아둔 적금과 은행 융자로 충당했다.김씨는 등기를 마치자마자 가장 먼저 직장의 과장을 찾아갔다. 그동안 은행일 때문에 근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차례 자리를 비운 것이 미안해서다. 김씨가 2,000만원의 융자를 받기 위해 은행을 찾은 것은 3번. 맨 처음 융자상담을 위해 은행을 들렀을 때는 아파트 등기부등본이 없으면 상담할 수 없다는 바람에 헛걸음만 치고 돌아왔다. 그 다음에는 등기부등본을 준비하고 융자신청을 제출하느라 자리를 비웠다. 1주일이 지나 은행으로부터 융자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돈을 찾기 위해선 또 자리를 비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이런 불편이 사라진다. 상업·국민 등 국내 은행들이 8월부터는 본격적인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뱅킹은 모든 은행 거래를 인터넷으로 하는 시스템. 「24시간 안방 은행」이다. 잔액조회나 계좌이체 등 지금 실시하고 있는 PC뱅킹 업무는 기본이고, 일일이 은행 창구에 나가야 했던 업무를 안방에서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돈을 빌리려는 사람은 은행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출 양식에 내용을 기록하면 은행은 신용평가를 거쳐 대출을 결정한다. 담보대출이라면 부동산 위치만 알려주면 된다. 은행은 대출여부와 대출금 한도, 금리 조건 등을 정해 인터넷으로 알려주고 돈은 고객이 갖고 있는 통장으로 입급된다. 대출상담 등을 위해 은행창구를 찾아가 줄지어 기다리는 불편이 사라지는 셈이다. 필요한 돈은 계좌이체를 통해 전달하면 된다. 사이버 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일일이 신용카드를 제시해야하는 불편도 사라진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그 자리에서 사이버 통장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증권, 보험,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업무 제휴를 통해 종합금융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고, 기업들은 은행과 관련한 재무·회계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 은행이 갖고 있는 각종 투자 분석자료나 신용 평점을 확인할 수 있고, 시뮬레이션을 통한 과학적인 투자도 가능해진다. 은행도 달라진다. 점포 늘리기 경쟁이 사라지는 대신 사이버 고객을 잡기 위해 불꽃튀는 경쟁을 치러야 한다. 그동안 일선 점포의 창구직원이나 전화기가 고객을 맞았으나 앞으로는 고객접점이 인터넷으로 급속히 대체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95년 285개에 불과했던 인터넷 뱅킹 서비스 은행이 지금은 1,000여개에 달한다. 대형 은행일수록 인터넷 뱅킹에 적극성을 보인다. 지난 98년 10월에는 진정한 의미의 세계 최초의 인터넷 은행인 「컴퓨뱅크」가 영업을 시작했다. 컴퓨뱅크는 영업장도 지점도 없는 말 그대로 인터넷 뱅크. 미 연방정부의 승인을 얻어 50개주를 모두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저렴한 거래비용, 이용의 편리성, 양질의 고객확보, 무한한 전자상거래를 노린 인터넷 뱅킹은 은행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신용금고와 보험사도 은행과 연계한 인터넷 뱅킹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종합적인 금융서비스가 눈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 /류찬희 기자 CHANI@SED.CO.KR 24시간 안방은행이 인터넷을 타고 고객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컴퓨터그래픽=문현숙·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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