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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학들이 보는 유럽위기] 유럽위기, 일본 잃어버린 10년 닮을 가능성 높다

■ 한은 국제콘퍼런스<br>민간부문 실패 지원 되레 도덕적 해이 유발… 통화정책 만능 아니다<br>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추가 건전성 수단 필요

14일 한국은행 남대문 본점에서 열린 국제콘퍼런스에서 각국의 금융 전문가들이 김중수 한은 총재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이호재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민간 부문 실패에 대한 공공 부문의 지원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통화정책이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14일 '글로벌 위기 이후의 통화 및 거시건전성 정책'을 주제로 한은이 개최한 국제콘퍼런스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과도한 유동성 공급이 여타 부문이나 여타 국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동성을 지나치게 공급하면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유발해 거시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또 이러한 이유로 통화정책 범위에 금융안정도 포함시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두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개발도상국가에는 해외자본 유출입에 대응한 거시건전성 정책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총재는 금융안정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 노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특징은 특정 부문에서 발생한 충격이 글로벌 금융 연계성으로 인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전세계 실물 부문에 큰 영향을 줬다"고 진단하면서 "글로벌 커뮤니티의 긴밀한 협력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도 '글로벌 연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ㆍ중국ㆍ브라질 등의 경기지표가 동시에 위축되고 있는 이유는 세계 경제가 글로벌 유동성 수준에 따라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진단. 신 교수는 "앞으로 전세계는 선진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글로벌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안정은 통화정책에 의한 금리조절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으므로 선물환 포지션 한도,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과 같은 추가적인 거시건전성 수단이 함께 사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상으로 기조연설에 나선 토머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는 '거시건전성 정책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정책 부문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김 총재와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사전트 교수는 "때때로 정부정책은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시키거나 민간 부문의 위험관리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규제도 오랜 기간 누적돼온 진화의 결과로서 새로운 상황 아래에서는 규제의 실효성에 한계를 드러낸다는 얘기다.

이날 주제발표에서는 장피에르 란다우 전 프랑스 중앙은행 부총재가 "금융기관과 금융마찰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이자율 단일 정책수단에만 의존하지 말고 유동성 창출과 만기구조 변화 통제 등 새로운 정책수단 개발 및 확대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근 금융 부문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통화와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상호작용에 대해 간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콘퍼런스에는 엔리케 멘도자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프린스턴대 교수, 에스워 프라사드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이종규 한국은행 연구위원, 마빈 굿프렌드 카네기멜런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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