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구본준 부회장 체제에서 안정적인 수익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5일 LG전자는 지난 2ㆍ4분기 매출액이 12조8,590억원, 영업이익은 3,4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한 규모이지만 영업이익은 120.5%나 상승한 수치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늘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가 시네마 3D TV의 글로벌 판매 호조와 수익성 위주의 제품 운영 등을 통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21%나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수익성에 바탕을 둔 외형 확장을 주도하고 있는 구 부회장의 지도력에 힘입은 것으로 하반기에도 공격적인 경영이 예상된다. 실제로 구 부회장은 지난 23일 LG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열린 '하반기 글로벌 확대 경영회의'에서 "그동안의 노력으로 의미 있는 제품이 여러 개 출시된 만큼 이들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달라"며 외형 확장을 주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 부회장이 취임 2년째를 맞아 실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실적 개선의 속도가 더디고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 부문의 적자가 지속되는 등 구본준 효과가 미미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MC사업부문은 2ㆍ4분기 589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적자 규모(547억원)가 커졌다. 더욱이 2ㆍ4분기 실적이 1ㆍ4분기 실적을 밑도는 등 런던 올림픽의 특수 효과를 반영하지 못한 점도 실망스러운 평가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이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존속 가능성이 적어진 상태에서 LG전자의 MC사업본부도 적자로 인해 존립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더욱이 하반기에는 에어컨 효과 소멸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의 반응도 싸늘하다. KDB대우증권은 LG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신영증권도 10만6,000원에서 9만6,000으로 낮춰 잡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