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약속지킨 대통령] "갈길 남았다" 지속 개혁 촉구
입력1999-06-04 00:00:00
수정
1999.06.04 00:00:00
온종훈 기자
<하.끝>해외반응국제통화기금(IMF)체제 1년6개월을 맞아 한국경제를 평가하는 해외의 시각은 상당히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한때 국가부도까지 우려됐던 나라가 불과 1년6개월사이 600억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고를 확보, 유동성 위기에서 확실히 벗어났으며 줄잡아 수년이상 걸릴듯 보였던 각종 개혁조치들을 비교적 짧은 기간 해치운 것이 기적에 가깝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경제가 완전한 성장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는 데는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 그만큼 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에 대해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제기구, 해외 언론, 금융기관 등은 한국이 위기를 겪으면서 얻은 교훈, 즉 구조개혁으로 경제체질을 개선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제2의 외환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로 경고하고 있다.
◇한국 경제회복 예상 빠르다= 지난달 뉴욕 월가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2차례나 연기된 한국통신 주식예탁증서(DR) 뉴욕증시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한국통신의 DR 상장은 지난해 10% 가까이 가산금리를 주면서 해외자금을 차입하려해도 불가능했던 우리 기업들이 국제투자자로부터 신뢰를 회복했다는 상징이다.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해외시각의 변화는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외환위기 이후 투자부적격으로 떨어진 한국의 신용등급이 올들어 피치IBCA를 시작으로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무디스 등 3대 신용평가기관로부터 투자적격 판정으로 상향조정을 받았다. 쓰레기채권(정크본드)으로까지 취급받았던 한국물들이 최소한 투자대상으로 전환됐다는 인식변화다. 이에따라 그동안 한국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이던 국제투자자들도 다시 눈을 돌리게 됐다.
한번 불이 붙기 시작한 긍정적인 평가는 가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미셸 캉드시 IMF총재는 지난 5월 방한때 『한국 경제는 더욱 강해졌고 생활여건 등이 보다 좋은 상태로 탈바꿈했으며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IMF」졸업이 머잖아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99년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성장률을 당초 0.5%에서 4.5%로 대폭 상향조정했으며 국제통화기금도 하반기 정책협의에서 성장률을 4%대 이상으로 상향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자만하면 또다시 추락한다= 최근 해외언론들은 한국경제의 성공적인 IMF탈출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경기회복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사회 전체적으로 지난해같은 절박함과 긴장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결국 IMF의 터널을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경고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일 서울, 제일은행의 매각협상 난항을 보도하면서 『취약한 금융체제를 개혁하려던 한국정부의 노력이 다름아닌 눈부신 경제회복 때문에 궁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또 환란이후 급속한 경기회복으로 위기감이 사라지면서 한국인들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최근 『한국의 경제회복이 괄목한 것이기는 하지만 아직 끝마치지 않은 일들 때문에 한국의 빠른 회복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최근호에서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곪아있는 한 성장이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의심스럽다』면서 특히 생명보험사와 투신사들이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언론반응과 함께 국제신용평가기관과 국제기구 등은 각종 평가의 말미에 한국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 조치들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할 경우 2000년이후의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단서조항을 약속이나 한듯 예외없이 첨부하고 있다. /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