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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그룹<인니 치캄펙 티모르모터스>(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아시아카 꿈」향해 힘찬 시동/2000년 완공·연 12만대 생산 인니석권 야심/‘필리핀·인도 연계망 구축’ 구상실현 눈앞에몇 년전의 일이다.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은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업체와 전자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국제회의에서 강연을 하게됐다. 이 자리에서 김회장은 매우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그것은 소하리 자동차공장 건설담당 이사로 자동차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자동차 전문그룹을 만들기까지 후발업체로써, 기술이 없는 기업의 경영자로써 겪은 어려움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잘 담고 있었다. 『기아는 기술적으로 남을 도울 수준이 되고, 이를 요청하는 기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지난 2월 24일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진 치캄펙. 22만평의 광할한 대지에서는 성대한 「잔치」가 열렸다. 미국·일본·EU(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의 강력한 견제로 난항을 겪어오던 기아자동차 인도네시아 국민차공장인 「기아티모르모터스」의 기공식이 열렸다. 불과 몇달전만 해도 열대 우림이 무성했던 밀림이 잠을 깬 것이다. 이 자리에는 김회장, 김영귀 기아자동차사장, 한상훈 기아티모르모터스사장 등 기아측 대표와 인도네시아의 텅키 통상장관, 합작업체인 PTN의 후토모 회장(수하르토 대통령의 아들) 등 양국 관계자 3백여명이 참석했다. 몇년전 김회장이 했던 그 말을 실현하는 자리였다. 총 5억달러가 투자되는 이 공장은 우선 98년 9월까지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고 인도네시아 국민차인 티모드(세피아)를 연산 7만대 생산하게 된다. 이어 추가투자에 나서 2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00년에는 연산 12만대로 늘어나며 생산차종도 스포티지와 승합차인 프레지오 등으로 확대된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이 공장은 차체, 도장, 조립 등 3개의 주요 단위공장으로 조성되고 있며, 주행시험로 기술센터 등 부대시설도 들어서게 된다. 자본금 1억달러의 기아티모르모터스 지분은 기아가 30%,인도네시아 인다우다사와 TPN사가 각각 35%씩 나눠 갖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의 합작파트너로 선정됐다. 그리고 9월부터 아산만공장에서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이 티모르를 생산했고, 이 차는 현지에서 판매에 나서자 마자 「티모르붐」을 일으켰다. 이유는 간단하다. 품질은 이미 현지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의 동급차종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으면서도 가격이 훨씬 저렴했기 때문이다. 한상훈 사장은 『티모르가 월평균 2천대이상 팔리면서 전체 승용차시장의 60­70%를 장악하고 있다』며 『이를 4천대까지 늘릴 계획이다』고 현지정착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시장은 지난 96년 33만대에서 오는 2000년에는 62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의 대부분은 「지프형을 닮은」다목적차다. 도요타가 생산하는 「기장」이란 차가 대표적이다. 전체 시장에서 티모르와 같은 세단형은 지난해 4만여대, 올해는 5만대에서 많으면 6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아가 목표로 하는 월 4천대를 감안할 때 티모르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세단형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체제를 갖추겠다는 뜻이다. 기아자동차서비스(현 기아자동차판매)에서 현지에 파견, 특별정비교육을 실시한 민경업씨는 『거친 운전습관, 날씨 등으로 초기에는 에어컨 등에서 몇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잘 해결됐다』며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의 호응이 워낙 커 일한 만큼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보람도 크다』고 말한다. 티모르는 수입관세(최고 65%), 사치세(35%)의 면제로 대당 3만5천루피아(약 1만5천달러)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동종의 다른 차는 4만5천­5만 루피아다. 이렇게 되자 일본, EU 등은 『WTO(세계무역기구)의 규정에 어긋나는 불공정행위다』며 파상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김회장은 이 프로젝트의 추진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자동차 선진국들공업국들의 강력한 견제였다. 하지만 보다 큰 것은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따낸 것에 대해 뇌물 등 비도덕적인 방법을 동원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견제가 심했다. 이것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추진한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그가 선진국들의 거센 반발속에서도 기아의 국민차에 제공하는 혜택을 고수하는 것은 국민차 이름을 「티모르」(TIMOR)라고 붙인데서 확인된다. 「단합」 「단결」이란 뜻이다. 수하르토 대통령이 차가 나오기도 전에 직접 붙인 이름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티모르는 「단합을 통한 자동차 독립선언」이다. 일본이 수십 년간 시장을 장악해오면서도 기술이전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데 대해 기술적 독립을 선언하고, 『부도덕한 스승(일본)보다 제자(기아)가 낫다』며 기아를 파트너로 선택했고, 그 입장은 지금도 고수하고 있다. 기아의 이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는 여러가지다. 자체적으로는 세계화의 가속화를 뜻하며, 아시아시장에서 일대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김영귀 사장은 『인도네시아 공장을 비롯 필리핀, 인도를 생산 및 부품, 시장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이를 서로 연계시켜 아시아시장에 맞는 차를 생산하는 구상을 마련했다』며 『인도네시아 공장의 건설로 이 구상은 한단계 더 성사 쪽으로 다가가게 됐다』고 강조했다. 기아의 국민차프로젝트는 한편에서는 공장이 한창 건설중이고,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는 판매되는 등 바쁘게 진행되고 있다. 현지에서 티모르는 「쿠아 스쿠알리」로 통한다. 「단단하다」는 뜻이다. 또 현지인들은 티모르 얘기가 나오면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 세운다. 최고라는 뜻에서. 지난 44년 창업자인 고 김철호 회장이 「아시아에서 일어난다」는 뜻으로 붙인 회사이름이 바로 기아다. 그의 꿈이 이제 김선홍 회장과 기아맨들을 통해 아시아의 거대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중심부 자카르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자카르타(인도네시아)=박원배 특파원> ◎인터뷰/한상훈 기아티모르모터스사장/국산화율 60%이상 향상 우선 과제/선진국 견제막을 경쟁기반 완비 최선 한상훈 사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유명인사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기아티모르모터스의 현지합작파트너가 대통령의아들이어서 인도네시아의 관심이 각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위상은 현지 최대의 자동차 공장을 건설하는 최고책임자란 것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현지사장으로 부임한 지난 96년 8월 이후 『지난 1년동안 제대로 잠을 자본적이 없다』는 그의 말은 이 사업이 겪은 우여곡절을 대변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강도높은 압력과 이에따른 프로젝트의 유동성, 우리나라 정부 및 경쟁업체들의 이해부족에 따른 고충 등이 너무 컸다는 것. 하지만 이제 그는 지난 1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이 공장의 의미는. ▲해외진출이란 의미를 뛰어넘는다. 기술의 기아라는 것을 세계에 높인 쾌거라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는 오랜 숙원사업인 국민차를 현실화했고, 자동차자립기술을 앞당길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그룹의 모터인 공생의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적 의미는. ▲자동화설비, 생산관리시스템 등에서 기아 고유의방식을 접목시키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세제혜택을 받는 대신 3년내 국산화율을 99년 까지 6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현재 국내 부품업체들의 현지진출이 확발하게 진행돼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협력부품 업체를 비롯 그룹 계열사인 기아전자의 오디오 공장, 프레스설비 등에서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선진국들의 강력한 견제가 계속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해 이 프로젝트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국민차 공장을 허가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한 조기에 경쟁의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공장을 통한 아시아 공략 계획은. ▲동남아 지역의 자동차 보급율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이 공장을 아시아의 전략기지로 집중육성하게 될 것이다. 그룹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아시아카전략에서 이 공장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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