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처럼 브로커리지(매매수수료)에 의존해서는 생존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한 만큼 신규 수익원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나재철(55ㆍ사진) 대신증권(003540) 대표이사는 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실채권(NPL), 여신업, 사모펀드(PE) 등 신규사업 모델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은 2011년 대신저축은행, 지난해에는 한국창의투자자문, 올해는 대신에프앤아이 등을 인수하며 사업다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인수 후 2년간 적자였던 대신저축은행은 지난 3개 분기 누적(지난해7월~올해3월) 35억원의 흑자로 돌아섰고 대신자산운용은 한국창의투자자문 인수 이후 수탁액이 1년 만에 1조3,000억원에서 5조원 넘게 확대됐다. 최근에는 대신에프앤아이의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또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 나 대표는 "대신에프앤아이는 최근 4년간 20~3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매년 4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안정적으로 시현하고 있어 대신증권의 연결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올해 1분기에는 NPL 업계 1위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사내에 있는 PE부문도 자회사로 분리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나 대표는 "내부에 속한 PE사업부문을 떼어내 100% 자회사로 만들고 외부 CEO를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이유로 "현재 대신증권 내부에서 PE사업을 하고 있는데 정책금융공사나 국민연금 등 유동성공급자(LP) 입장에서 PE조직이 증권사 내부에 있는 점을 상당히 불편하게 생각한다"며 "인사상의 이유로 담당자가 바뀔 수 있고 보다 적극적인 투자 활동을 하는 데 제한 사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을 중심으로 계열사인 자산운용, 저축은행, 경제연구소, NPL사업에 이어 PE사업까지 조직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면서 계열사간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며 금융전문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다져지고 있는 셈이다.
사원 때부터 탁월한 영업수완으로 동기들 중 승진 점수 1등을 독식했던 나 대표는 대신증권 내부적으로는 자산관리(WM)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자 한다. '영업의 신'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그는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신뢰'와 '네트워크'를 꼽았다. 나 대표는 "3년 전 알게 된 변호사 형님이 있는데 3년 동안 단 한번도 주식 투자를 먼저 입에 꺼내지 않고 친분을 쌓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30억원이란 큰 돈을 대신증권을 통해 주식거래를 하겠다고 말했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고 네트워크를 쌓다 보면 그 영업직원이 잘 못해도 고객들은 믿어주고 그렇게 믿어주는 사람들이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영업 노하우를 이제 현직의 영업직원들이 활용할 차례다. 그런 기반을 닦기 위해 대신증권은 올해 초 고객자산본부를 확대 개편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두었고 상품 부서를 신설했다. 리테일상품 소싱역량과 신탁부문도 강화하고 법인대상 금융상품 판매력 강화를 위해 구조화 상품 본부도 신설했다. 나 대표는 "대신증권을 WM중심으로 재편해 나가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162명의 전문 영업인력인 금융주치의가 있고 영업직원들의 영업력 향상을 위해 본사 차원에서 매력적인 상품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VIP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가문자산관리 서비스인 '패밀리 오피스'서비스도 출시했다. 대신증권 패밀리 오피스의 기반은 중소기업 오너들의 모임인 '밸런스 클럽'이다. 나 대표는 "대신증권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할 예정인 중소기업 등의 오너 50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주최하고 있다"며 "이 모임에서 자산관리에 관한 강의도 하고 모임의 총무 역할을 하면서 패밀리 오피스로 유치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한편 대신증권의 올 2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 자회사들의 실적은 선전하고 있지만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이 마무리되면서 퇴직 보상금이 2분기에 지급됐기 때문이다. 나 대표는 "긴 시간을 함께 했던 대신 가족이 회사를 떠나 아쉽고 서운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다"며 "이번 희망퇴직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회사를 떠나겠다는 힘든 결정을 내린 직원들의 마음까지 모아 회사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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