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 주식을 팔면서 코스피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4월 들어서는 남북 간 긴장관계가 더 높아지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주가의 반전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는 하락 원인을 명확히 짚어 봐야 한다. 하락의 원인이 해소되는 시점이 주가 반등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와 상관관계가 높은 변수는 외국인 수급이다. 3월 초반부터 외국인 투자가가 4조원 넘는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주체는 미국계와 영국계 자금이었다. 이들의 매도원인은 자국 내 경기상황과 모멘텀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계가 매도에 나선 것은 시퀘스터협상이 무산되면서 2ㆍ4분기 경제지표 악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머징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을 이동시켰기 때문이다. 영국계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키프로스 구제금융과 이탈리아 연정실패로 인한 유럽 재정위기 우려 때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 매도는 국내 요인에 근거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이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엔화약세로 일본과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한국 수출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감과 대북 긴장감 고조로 북한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우선 주가 반등의 실마리는 북한리스크 축소가 될 것이다. 한국 증시는 태생적으로 대북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를 반영해 한국 밸류에이션은 최근 10년간 선진국 대비 18%, 이머징대비 12% 할인을 받고 있다. 과거 대북 이벤트 발생시 추가적으로 1.1~2.6%포인트 할인 받은 것을 고려하면 국지전이나 전면적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현 지수는 대북리스크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격적인 주가 반등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개선에 의해 이뤄질 것이다. 2분기 시퀘스터 개시에 따른 미국 제조업 및 고용지표 둔화와 일본 엔화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스피지수에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주가를 하락시키기보다는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증시의 상승동력은 정부 정책에 기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정부가 금리인하와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한국 경제 살리기에 나선다는 의지를 보여주면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 매력과 원화 투자매력을 겨냥한 외국인의 시각변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 한국 증시는 가격조정 이후에 나타나는 기간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 투자가들의 선택은 고배당주와 글로벌 소비회복에 근거한 소비주로 집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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