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은 압도적인 헤게모니를 쥔 미국과 강력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도전하는 중국의 각축전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등 기존 주력사업을 뛰어넘는 도약 없이는 한국의 설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이른바 넛크래커(호두까지 기계) 신세에 빠진 것이다.
넛크래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대대적인 투자 결정을 내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5일 판교 테크노밸리 글로벌 R&D센터에서 K-ICT 전략'을 발표하며 "앞으로 5년간 ICT 생태계를 근본부터 바꾸기 위해 9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앞으로 ICT 산업 성장률 8%를 유지하고 2020년까지 ICT 생산 240조원, 수출 2,100억 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우선 기초원천·공공융합·기업지원을 3대 축으로 연구·개발(R&D)사업과 정부출연연 구조를 개편하기로 했다. 또 'R&D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기업들이 기술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해 ICT R&D 투자금액 대비 기술료 수입 비율을 현 3.4%에서 2019년 10%까지 끌어올릴 복안이다. 소프트웨어(SW) 분야의 경우 SW 선도학교를 2017년까지 1,700개로 확대하고 고급인력 양성을 위해 해외기관 연계 교육·연수 프로그램 확대, 중소기업 해외인재 채용 지원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2019년까지 총 2조1,000억원을 투자해 교육·의료·관광·도시·에너지·교통 등 6대 분야에 ICT 융합사업을 추진한다. 정부 주도로 '글로벌 협력단'을 조직, 중국과 개도국 등에 패키지형 수출 체계도 갖춘다.
신산업 분야도 전략 육성한다. 미래부는 SW·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정보보안·5G·UHD·스마트 디바이스·디지털콘텐츠·빅데이터 등 9개 분야를 전략산업을 보고 이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이번 전략은 우리 ICT 산업의 새로운 도전을 다짐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ICT를 마중물로 우리경제가 지속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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