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터너의 기회

◎타임워너사의 제리 레빈 회장은 터너방송을 매입,숙원을 성취했다. 반면 테드는 흥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은 것인가.손실줄이기를 꺼리는 도박꾼처럼 제럴드 레빈 타임워너 회장은 판돈을 계속 배로 늘려왔다. 지난 89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레빈은 타임사의 워너커뮤니케이션스의 매수를 교섭했다. 이 인수건으로 이익을 본 것은 타임사가 아니라 워너의 주주들이었다. 이 거래로 인한 1백10억달러의 부채로 큰 충격을 받지않은 채 레빈은 주사위를 계속 던졌다. 그는 새로운 회사를 분할, 매각해 수개의 회사그룹으로 전환시켰으며 이 그룹들이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조달, 워너 브라더스와 HBO 등 타임워너의 가장 알찬 자산들의 활용도를 떨어뜨렸다. 또 저당권대출을 상환하는 대신 레빈은 케이블TV 주식들이 급락하는 때를 맞춰 수개의 케이블TV사를 더 사들였다. 타임워너의 주식이 유명영화 래시의 주인공이후 가장 유명한 개, 즉 값이 나가떨어진 요즘에 레빈은 또다시 주사위를 던졌다. 이번에는 테드가 나왔다. 터너방송의 터너말이다. 지난주에 타결된 타임워너와 터너방송의 합병으로 타임워너는 비연결 매출액이 2백10억달러에 달하는 미디어업계 최대회사로 부상했다. 필름, TV(워너 브라더스, HBO 및 시네맥스 등), 출판(타임, 먼스클럽 앤드 리틀 서적, 브라운출판 등)과 음악(애틀랜틱 앤드 엘렉트라 등)회사들을 거느린 타임워너는 CNN, TBS, TNT 등 금싸라기같은 자산들과 방대한 영상물 및 2만8천5백개의 TV프로그램을 회사재산명부에 추가시킨다. 레빈은 엄청난 대가, 즉 75억7천만달러에 상당하는 타임워너주식 1억7천8백만주를 지불했다. 이같은 거래과정에서 성격이 강한 로버트 에드워드 터너가 등장한다. 새로운 회사를 둘러싸고 나온 질문은 테드의 요구사항이 무엇인가이다. 그는 분명히 경영과 관련 주요 역할을 원한다. 레빈에게 자신을 위해 CNN과 다른 구터너방송의 재산를 제외하고 타임워너의 HBO와 시네맥스를 포함하는 제4 사업부를 설치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의 계획은 자산매각, 부채삭감 및 비용절감을 추진, 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을 포함할지도 모른다. 업계전문가인 존스 인터케이블의 글렌 존스 회장은 『테드는 수완이 대단하다』며 『그는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는 테드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테드는 또한 여러가지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말을 하고 머리를 회전시키고 있지만 대담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기업가적 기질이 있다. 그는 조그만 비용에도 민감한 소매상인기질이 있지만 굿윌게임 등에는 과감한 지출을 하기도 했으며 애틀랜타 브레이브 야구구단 등과 같은 좋아하는 회사자산을 정리하기를 원치않는다. 그는 부채를 싫어하지만 지난 86년 MGM을 10억달러에 사들인 후 거의 넘어질뻔 하기도 했다. 타임워너가 설립된 후 거의 7년이 지난 지금 주가는 바닥세를 면치못했다. 스탠더드 푸어지수가 1백% 오를 동안 겨우 32%밖에 오르지못했다. 합병이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타임워너주가는 지난주 5.7% 올라 41.75달러가 됐다. 여기에는 터너의 출현이 일부 기여했다. 그러나 회사의 부채를 적극 줄이겠다는 레빈의 약속도 반영됐다. 사실 회사의 첫 업무지시는 타임워너의 케이블TV지분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난 92년 타임워너는 워너 브라더스와 HBO 등 케이블시스템들을 한데 묶어 타임워너 엔터테인먼트를 설립, 덴버소재의 전화회사 유에스웨스터에 지분 25%를 25억달러에 매각했다. 그 과정에서 잘못 판단해 사업매각과 같은 중대한 결정과 관련, 유에스웨스트에게 상당한 권한을 넘겨줬다. 유에스웨스트에게 케이블사업을 허용한 것은 케이블 및 전화 복합기업이 비디오, 음성 및 데이터를 동시에 다루어 소비자들의 가정에 파고들 수 있는 완벽한 통로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타임워너에게 케이블부문의 대지주 자리를 양보하는 대신에 프로그래밍 진출을 보장하고 사업운신의 폭을 넓힐 지도 모른다. 레빈은 수십년간 케이블에 애착을 보여왔고 포기하기를 꺼려왔으나 추진하는데는 이사회의 견제를 받게되어 있다. 이사회의 소식통은 『케이블은 핵심현안이자 유일한 현안이다』고 말한다. 레빈의 생각으로는 필름 및 TV 등의 내용물과 네트워크, 케이블시스템 등 유통망을 결합하면 타임워너는 언제라도 상품의 판매활로를 갖게될 것이라는 것이다. 터너와의 거래는 이같은 생각이 확장된 것이다. 케이블은 아직까지 TV와 쌍방향 기능을 갖춘 훌륭한 매체이지만 직접위성방송과 무선케이블과 같은 방송망들이 등장하면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몇몇 케이블 분석가들은 가정에 비디오를 공급하려는 전화회사들의 노력이 형편없기 때문에 케이블사들은 기능향상을 늦추고 프로그램 공급자에게 더 많은 요금을 부과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면서 케이블사들이 자본지출을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타임워너는 또한 양사를 통합하고 다른 「수익 기회」를 활용함으로써 3억달러를 절감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에게 약속했다. 초기의 진통 대부분은 1천명의 정리해고가 예상되는 애틀랜타의 터너측이 겪을 것으로 보인다. 타임워너는 모든 사업부문의 자본지출에 엄격한 규정을 부과함으로써 더 많은 수익을 요구할 계획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타임워너는 그리 행복한 집안이 아니다. 개개 사업부문은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지만 회사전체로는 권력투쟁에서 많은 고위 경영진들을 내쫓는 혼미스런 상황을 보였다. 한 피해자는 『타임워너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관리할 수 없는 지경이다. 통제라는 것이 불가능하다. 테드는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터너의 장점이 아닐지 모른다. 게다가 주가가 계속 올라간다면 그는 그의 광대한 목장에 만족감을 느끼는데 그칠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 터너는 회사의 일상적인 경영에 뛰어들어 결국 경영진의 구조재편을 단행할 것이다. 레빈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터너가 전권을 휘두르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비판자중 몇몇은 터너 거래가 결코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사실 생각컨대 레빈과 터너는 어울리는 한쌍이 될 케이블업계의 친구들이다. 분명히 레빈은 살아남은 자다. 그는 한 상급자보다 오래 견뎌내고 공동 최고경영자의 지략을 뛰어넘어서는 그의 비전에 동조하지 않는 임원과 이사회원들을 내쫓으면서 권력을 유지, 결국 그가 항상 원해왔던 거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그의 꿈이 집약된 이 회사가 악몽으로 판명될 것인가라는 의문은 남는다. 그가 주주모임에서 말했듯 『재미난 일이 발생할 것에 대비, 별들이 정열해 있다.』<버나드 바우몰,스태시 퍼만/뉴욕>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