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원 서비스 업체 간의 마케팅 출혈경쟁이 해를 넘겨 지속되고 있다. 멜론과 엠넷닷컴, 네이버뮤직 등 주류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무기한 가격 할인 이벤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신흥 업체들이 틈새 공략에 성공하면서 음원 시장이 재편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멜론과 엠넷닷컴, 네이버 뮤직 등은 최대 66%에 달하는 무기한 가격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 사용료징수 개정에 따라 음원 가격이 인상된 이후로 이용권 할인 행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업체들이 제공하는 실시간 음악감상(스트리밍) 상품의 가격은 3,900원 선으로 정상가보다 2,000원 이상 저렴하다. 사실상 소비자들은 인상 전과 다름없는 가격으로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또 앞으로 3년간 음원 저작권료가 추가로 인상될 예정이어서 가격 할인 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업체가 그만두지 않는 한 가격할인 이벤트는 계속될 것"이라며 "가입자를 잃을까 봐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존 업체들이 마케팅 싸움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신흥 업체들은 모바일 환경에 맞춘 새로운 음원 서비스로 이용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카카오뮤직은 최근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카카오뮤직의 월간 이용자 수는 344만 명으로 멜론(883만 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출시 당시 카카오뮤직의 월평균 방문자 수는 145만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멜론은 100만 명 이상 줄어들었다. 카카오뮤직은 기존 음원 서비스와 달리 모바일의 '소셜성'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비트패킹컴퍼니의 모바일 음원 서비스 '비트'도 정액제가 아닌 종량제를 선택하고, 스트리밍 라디오를 도입하는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종량제는 사용량과 무관하게 일정 요금을 내는 정액제와 달리 사용량에 비례하여 요금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비트에서는 라디오를 듣듯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기존 업체들이 모바일로 바뀐 환경에 대응하기보단 가격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며 "모바일 환경에 맞는 기능과 혜택을 선보이지 않으면 새로운 서비스로 가입자가 이탈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