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다국적 제약사와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초강세를 이어갔다.
한미약품은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대비 가격제한폭(14.84%)까지 올라 20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약품은 이날 미국의 다국적 제약업체인 일라이릴리와 자사가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의 개발과 상업화에 대한 라이선스 및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HM71224는 인체의 면역세포를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하는 데 작용하는 효소인 BTK(Bruton's Tyrosine Kinase)를 억제하는 치료제로 현재 임상 1상을 마치고 2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계약으로 최대 6억9,0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양사 간 계약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우선 릴리로부터 계약금 5,000만달러를 받고 임상개발·허가·상업화 과정에서 단계별 기술료로 최대 6억4,0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상업화 이후에는 별도로 두 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받는다. 대신 릴리는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HM71224를 관절염 등 면역질환 치료제로 판매할 권리를 갖게 됐고 임상개발·허가·생산·상업화 과정을 주도하게 된다.
한미약품 측은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계약금과 기술료만 합쳐도 7,800억원에 달해 국내 제약사의 기술수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 10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연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달 2일 10만4,500원이던 주가가 10여거래일 만에 2배로 올랐다.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올해부터 연구개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 12일에는 폐암 신약 'HM61713'이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개발 중인 신약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HM71224는 기존 관절염 치료제들에 비해 값이 싸고 먹는 약 형태라 환자들이 복용하기도 편리해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의 치료제 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다국적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현재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와 지속형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