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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한컴 전하진사장] 아래아한글 살린 '한국의 자존심'
입력1999-08-19 00:00:00
수정
1999.08.19 00:00:00
문병도 기자
「한국의 자존심이 모여 소프트웨어업체를 구하다」지난 15일 뉴욕타임즈에는 이같은 제목의 기사가 크게 실렸다. 부도직전에 몰렸던 한글과컴퓨터(한컴)가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우량 기업으로 탈바꿈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하진(田夏鎭) 사장이 있었다.
전하진 사장이 한컴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지난해 7월 27일. 한컴이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단돈 2,000만달러를 받고 아래아한글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한 지 한달여, 그리고 이찬진(李燦振) 전 사장이 한글살리기운동본부의 투자제의를 받아들여 MS(마이크로소프츠사)와의 아래아한글 포기계약을 파기한 직후의 일이었다.
『당시 한컴은 종착역을 눈앞에 둔 기차와 같았습니다. 직원들은 하루에서 몇번씩 짐을 쌌을 정도였죠. 당장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었던 절망적인 상황이었어요』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지금 한컴은 완전히 변했다. 예전의 절망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한컴은 올해 320억원의 매출에 경상이익 120억원을 바라보는 초우량 회사다.
전하진 사장은 한컴이 이제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한컴의 변신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이제 인터넷을 빼놓고는 경영을 말할 수가 없게 됐어요. 아래아한글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인터넷 가상사회를 만드는게 한컴의 목표입니다.』
전하진 사장은 인터넷전략을 차근차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 중 10월 9일 한컴 창립 9주년을 맞아 본격 서비스에 들어가는 「넷피스(NETFFICE)」가 대표적인 사례다.
넷피스의 목표는 인터넷에 사무실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문서작성(워드), 시트(표계산), 프리젠테이션 등 각종 사무용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넷피스의 주된 내용. 넷피스가 본격화하면 PC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는 의미의 「데스크톱」환경이 인터넷으로 변환돼 「웹톱(WEBTOP)」시대가 본격 열릴 것으로 보인다.
『넷피스는 운영체계(OS·OPERATING SYSTEM)로부터의 독립이 목표입니다. 현재 PC는 MS의 윈도에 장악돼 있지만 넷피스는 윈도에서 자유롭습니다. 맥OS, 리눅스, 유닉스 등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이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田사장은 또 중국 워드시장에서 MS와 한판승부를 벌인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아래아한글 중국어판인 「문걸(文杰)」을 내놓았다. 현재 중국 워드시장은 MS워드가 전체의 90%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중국 토종제품인 「WPS2000」이 7∼8%의 시장점유율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 『우선 기업시장을 대상으로 홍보에 주력하고 내녀부터는 본격 판매에 나설 방침입니다.』
전하진 사장은 체질적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움이 재미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그는 학창시절부터 튀는 행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라벌고등학교 시절 그는 중학교 동창들을 모아 「위크앤더스」라는 밴드를 결성, 기타리스트로 활약했다. 대학에서도 마찬가지. 인하대학교에서 록그룹 「인디키」를 조직해 지난 77년 열린 문화체육관 공연에서 만원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슬퍼런 시절이었죠. 사람을 모은다는 자체가 감시의 대상이었습니다. 무산위기도 여러번 있었어요. 그러나 우여곡절끝에 공연을 마쳤을 때 희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조차 없습니다』 田사장은 그 희열감 때문에 일을 재미있게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田사장은 인터넷 경영과 관련 성공을 거두기위해서는 컨텐츠를 많이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에서는 기업을 성장시켜 좋은 값을 받고 파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그러나 국내 벤처기업가들은 모든 것을 혼자서 해내겠다는 그릇된 관행에 사로 잡혀 있어 컨텐츠를 모으는데 소홀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국내 토종인터넷 사업자의 컨소시엄 「아이비센터」을 제안했다.
아이비센터는 커뮤니티, EC(ELECTRIC COMMERCE·전자상거래), 인터넷용 소프트웨어, 증권, 여행정보, 오락, 뉴스 등 개별 인터넷 서비스업자들이 모여, 사용자들에게 한개의 ID로 서비스하자는 취지.
아이비센터가 구축되면 사용자들은 번거로운 가입절차가 없어지고 서비스사는 회원을 공동 관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과금, DB마케팅 툴을 이용, 각 회원사들이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전하진 사장은 『인터넷에 관한 전문가들이 모여 돈을 버는 사이트를 만드는게 아이비센터의 목표』라고 설명한다.
그의 궁국적인 목표는 인터넷에 온라인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한컴은 현재 네띠앙, 하늘사랑의 스카이러브, 한소프트 등에 모두 35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를 통합, 국내 최대의 가상사회를 만들어 내겠다는 게 전하진 사장의 포부다. /문병도 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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