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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여성환경연대'가 떴다

安炳璨(경원대 교수)박정희 전 대통령은 62년 울산 공단 기공식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울산의 푸른 하늘이 검은 연기로 뒤덮일 때 우리는 번영할 것이다.』 오늘의 실상은 푸른 하늘과 숲, 물, 땅이 오염되어 급격히 죽어가고 있다. 우리 삶의 모태인 지구가 이렇게 파괴되는 이유는 죽어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 이익만을 쫓아온 권력과 자본이 서로 도와가며 우리가 설 땅을 깎아 버리고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 23일 하오「여성환경연대」라는 여성 주도의 환경단체가 창립대회를 개최했다. 「여성환경네트워크」를 결성할 필요성에 공감한 여성들만의 환경운동조직이다. 70년대 한국 환경운동 제 1세대의 투신을 기점으로하면 20여년만에 여성주도의 환경운동이 대두한 셈이다. 여성환경연대 결성의 첫 뜻을 모은 사람들 32명과 이날 한국 걸스카웃 연맹 강당을 메운 회원 200여명은 환경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환경운동가, 학자, 연구가들이다. 공교롭게도 손숙 환경부 장관이 러시아 공연 때 기업인들한테서 격려금의 이름으로 받은 2만달러 수수 파문에 휘말린 날이다. 사실 여성환경연대의 첫 모임이니 만치 여성환경장관인 손숙씨가 등단해서 뜻깊은 모임을 반기는 축사라도 할 법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해명하느라 경황이 없었던지, 아니면 초청대상에서 누락했는지, 여성환경장관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여성환경운동가들은 유일한 여성 장관인 손숙 씨가 격려금을 받은 행위는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분위기였다. 이 여성환경네트워크 결성의 필요성에 공감한 여성환경운동가들이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지난달이지만 움직임의 시작은 95년 베이징(北京) 여성대회에서부터이다. 이들은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 속에서 현재의 생명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찾아내자고 했다. 그들은 『인구의 반이 지닌 생명 살림의 잠재력은 병들고 죽어 가는 사회와 생태계를 살려낼 충분한 힘이 된다』는 생각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환경을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살려보자는 운동방향이 새롭다. 「무서운 힘을 내는 환경운동」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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