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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상점'에 전문 프랜차이즈까지… 수입과자 전문매장 '우후죽순'

국산보다 싸다는 입소문 타고

좁은 임시매장에 하루 400명 '북적'

부평역 인근에만 1년새 5~6곳 생겨

프랜차이즈엔 하루 50건씩 창업문의도

부평역 지하상가를 지나가던 주민들이 수입과자 전문 체인점 앞에서 과자를 고르고 있다. 수입과자 전문 매장은 값이 싸다는 입소문을 타고 부평에서만 5곳 이상 생겨났다.

2~3년전까지만 해도 손님들로 가득 찼다던 영등포 지하상가의 수입상품 할인점이 지금은 찾는 고객 한명 없이 한산한 모습으로 변했다.

하루 종일 인파로 북적이는 전철역 부근. 그 중에도 유난히 붐비는 상점이 눈에 띄었다. 최근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수입과자 전문 임시판매점. 10~13㎡의 좁은 공간에 인테리어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지만 내부는 1,000~3,000원대의 과자를 사기 위해 찾아온 10여명의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장을 월 300만원에 빌려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만 하루 최대 300~4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입 과자만 전문적으로 파는 매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수도권 주요 상권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예전에는 남대문 수입상가 같은 곳을 찾아야 살 수 있지만 1~2년 전부터 국내 과자보다 훨씬 싸고 맛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판매채널이 빠르게 증가, 지금은 지하철 상가와 같은 웬만한 상권이면 어렵지 않게 수입과자 전문점을 찾을 수 있다.

수입과자의 공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특히 빈 사무실을 잠시 빌려 3~6개월간 제품을 판 뒤 사라지는 이른바 ‘메뚜기 매장’은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생긴다는 말이 생길 정도다. 실제로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부평역 인근에는 지하상가 수입상품 판매 코너를 제외하고 외제 과자를 파는 곳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5~6곳이나 생겨났다. 특히 수도권 전체로는 50~60곳이 넘을 것이라는 게 한 상점 주인의 전언이다.

수입과자 전문점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 CJ의 헬스·뷰티전문점 ‘올리브영’에서 이탈리아 식품업체인 페레로의 초콜릿 ‘킨더(Kindder, 4개)’를 살 때는 3,500원을 내야 하지만 메뚜기 매장에서는 3분의 1 값인 1,200원이면 족했다. 백화점에서 5,000원에 파는 ‘망고7D’ 역시 임시상점에서 3,000원이면 손에 쥘 수 있었다.

‘수입과자=쏠쏠한 수익’이라는 등식이 알려지면서 전문 프랜차이즈도 등장했다. 지난해 3월 인천 부평점을 처음 선보인 한 수입과자 할인 체인점은 불과 1년 만에 가맹점을 전국 23곳으로 늘렸다. 지금도 하루 40~50건씩 창업 문의가 온다는 게 회사 대표의 설명이다. 과자를 판다고 깔보면 안 된다. 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하루에 벌어들이는 돈은 평균 150만원 안팎. 한 달로 치면 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과자를 ‘코 묻은 돈 장사’라고 부르는 것은 이제 옛날 얘기가 됐다.



수입과자 전문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데는 국내 과자업체들의 공(?)이 컸다. 툭하면 원재료 값이 올랐다는 핑계로 값을 올리다 보니 수입과자가 반사효과를 누리게 됐다는 게 업계와 고객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실제로 오리온 초코파이(420g 기준)는 2011년 대형마트 판매평균가가 2,500원에서 올 2월 3,400원으로 36%나 올랐고 새우깡(90g) 역시 660원에서 810원으로 23%나 뛰었다. 게다가 업계에서 인상의 근거로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던 원자재값이 실제로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판이다. 가격 인상의 근거조차 제대로 대지 못하는 국내과자업체들이 가뜩이나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을 수입과자로 내몬 셈이다. “만약 가격을 낮추고 과대 질소포장과 같은 눈속임만 하지 않는다면 국산 과자를 사먹을 것”라던 한 고객의 말이 비수처럼 꽂힌다.

그렇다고 모든 곳이 잘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영등포 지하상가에서 3년째 수입과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매장 주인처럼 걱정이 태산인 매점상도 한 둘이 아니다. 이전에는 짭짤한 수입을 올렸지만 장사가 좀 된다는 소문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매출도 급격히 떨어진 탓이다. 지금은 수입이 30~40%나 줄면서 임대료 내기도 버거운 상태라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매장 주인은 “한때 수입 과자 열풍이 있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금은 모두 지나간 얘기가 됐다”며 “앞으로 우리 같은 사람들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수입과자 체인점 관계자도 “지금은 현수막을 걸고 장사하는 사람부터 도매업체에서 물건을 떼 판매하는 업체들까지 많은 이들이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이중 상당수가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계절과 트렌드에 따라 제품을 달리 수입하는 등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쇼핑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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