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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공약 수정… 나라곳간 사정 어떻길래] 증세 없는 21% 세부담률 달성 가능할까

세율 인상·세목 신설 안하고 역외탈세·지하경제 등 이용<br>사상 초유 조세실험 추진<br>전문가도 구체적 규모 몰라 "위험한 발상" 우려 목소리도


정부는 지난달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을 통해 "국정과제 추진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조세부담률을 5년 후 21% 내외 수준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역대 정권 중 조세부담률을 21%까지 올린 적은 참여정부 시절이 유일하다.

그러나 그것도 임기 마지막 한해에 반짝 끝나고 말았다. 지난 2003년 참여정부 출범 당시 조세부담률은 19.3%였는데 이듬해 18.4%까지 추락했다가 이후 증세를 시도해 2007년 21.0%에 이른 것이다.

조세부담률은 이명박 정부 집권 후 감세정책에 따라 19%대까지 낮아졌다. 박근혜 정부는 이를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세율인상이나 세목신설을 하지 않고 부담률을 올리겠다는 게 현 정부와 참여정부 조세정책의 차이점이다. 명목상으로는 증세 없이 세부담률을 인상하겠다는 초유의 조세 실험이다.

정부가 이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조세정책을 보면 ▦주식양도차익 과세 확대 ▦소득세 과세체계 조정 ▦부가가치세 과세범위 확대(금융용역ㆍ학원ㆍ의료 등) ▦역외탈세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선진화 등이다.



그러나 정부는 각각의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세금수입 확충 효과가 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의 예산안을 모니터링하는 재정정책자문회의 소속의 한 연구기관장은 "정부는 역외탈세나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수를 크게 확충하겠다고 장담하는데 솔직히 지하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전문가들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지하경제 규모가 우리 국내총생산(GDP)의 25% 정도로 추정하고 그중 10%라도 양성화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발상인 것 같은데 이처럼 불확실한 내용을 근거로 나라 살림을 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세정당국의 한 관계자도 "외국과 정보교환협정을 맺는다고 해도 상대국이 적극적으로 과세자료를 넘겨줄지는 미지수"라며 "최소한의 탈세방벽을 친다는 의미일 뿐 협정을 맺는다고 역외탈세 자료가 확보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주식양도차익 과세 확대나 소득세 과세체계 조정, 개별소비세 과세품목 대상 조정 등은 정치적으로 입법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 특히 주식양도차익 과세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과세범위를 대주주에서 일반 주주들에게까지 확대됨을 의미하는데 증시 위축 등을 명분으로 증권계가 반발할 경우 여야가 세법을 개정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소득세 과세체계나 개별 소비세의 경우도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서는 국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가 조세부담률 21% 안팎을 목표로 한다면 조세정책 로드맵을 보다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수준으로 구체화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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