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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부/재외공관 153명중 한국인 64명뿐(외교가 산책)
입력1996-10-22 00:00:00
수정
1996.10.22 00:00:00
임웅재 기자
◎저임금·신분 불안정으로 “구인난”최근 주네덜란드 한국 대사 관저에서 일했던 인도네시아인 가정부가 대사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일이 있다. 이 가정부는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대사에게 혼이 나자 일을 그만 두었다가 합의금 등을 노리고 대사를 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사건은 개도국 출신 외국인 가정부를 많이 고용하고 있는 재외공관에서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외무부 공식집계에 따르면 재외공관들이 고용중인 가정부는 한국인 64명, 현지인 89명 등 1백53명. 외교관 부인들은 가정부 덕택에 관저행사 「노력봉사」가 상당히 줄었다고 얘기한다.
외국인이 더 많은 것은 물론 예산부족과 신분상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만찬 모임 등이 잦고 각국의 고유문화를 중시하는 외교가 특성상 재외공관에 한국인 요리사를 채용하는게 바람직하지만 월급이 적고 임시직인데다 가족을 데려갈 수 없어 지원자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생활여건이 좋지 않은 후진국 공관은 말할 것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관들은 요리사 자격증 없는 40∼50대 여성을 저임의 「전천후 가정부」로 고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인 가정부의 초임은 지난해까지 1천2백달러로 1백만원을 밑돌다가 올들어 1천7백달러(1백40만원)로 대폭 인상됐다. 하지만 국내와 비교해 별다른 메리트가 없어 사람 구하기가 여전히 어렵다고 한다.
당초 생각한 것보다 여건이 좋지 않거나 공관장 부인 등과 불화를 일으켜 한두달만에 돌아오는 가정부들도 종종 있다. 외무부 관계자는 『대략 10% 가량의 한국인 가정부가 1년을 못넘기고 중도하차하지만 공관장을 따라 지구촌을 누비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귀띔한다.
외무부가 요리사 또는 가정부들의 급료 추가인상과 함께 신분보장 차원에서 이들을 기능직 공무원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작은 정부」 원칙에 어긋난다는 예산당국의 반대로 말도 제대로 못꺼내는 실정이다.
한편 외국인 가정부의 급료수준은 개도국에서 현지 고용할 경우 2백∼5백달러, 선진국에서 동남아인을 고용할 경우 1천∼1천5백달러 수준. 재외공관 중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와 로스앤젤레스 등 10곳은 2∼3명의 가정부를 두고 있다.<임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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